오래된 뇌와 새로운 뇌의 숙론(토론)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리처드 도킨스가 내 인생의 책들에서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의 서문을 도킨스가 썼다. 뇌에도 관심이 있어서 읽기 후보로 두었는데,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서 보았다.
새로운 관점이 정말 많은 책이다. 특히 우리의 생존 목적을
유전자의 보전이 아닌 지식의 보존
으로 설정한다는 부분에서는 많은 공감을 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 즉 인간은 유전자를 전달하는 기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간은 지식을 전달하는 기계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어쩌면 인간은 요즘 뜨고 있는 ‘밈’이라는 것을 전달하는 기계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밈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이 책도 리처드 도킨스가 서문을 썼다.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의 전쟁이라는 표현도 재밌다. 오래된 뇌는 단기적 목표에 충실하다. 지금 당장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먹고 싶다. 단기적 목표는 지금의 생존이 가장 중요하다. 살을 빼고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장기적 목표는 언제나 연기된다. 공부하지 않고 놀기, 과도한 술과 담배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뇌는 늘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의 토론장이다.
이 책은 뇌에 대한 설명이지만 우리 인간의 이성에 대한 찬양의 글이다.
도킨스는 이 책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재밌고 자극적이다! 뛰쳐나가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어질 것”
위와 같은 추천사를 듣고 책을 읽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 책은 크게 3부로 되어 있다.
1부 뇌에 대해 새로 알게 된 것들
2부 기계 지능
3부 인간 지능
1부를 읽으면서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조금 어려웠다. 그래서 2,3부는 읽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컨디션 좋을 때(가끔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30분 정도 책을 보는데, 이때가 가장 집중이 잘 된다. 보통은 자기 전에 책을 읽어서 어려운 내용의 경우 졸리기도 하다) 2부의 첫 부분을 읽으면서 흥미롭고 재미가 있어 결국 끝까지 읽었다.
뒤에 작가 제프 호킨스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1부 만으로도 1권 분량의 책이 된다. 그러나 뇌를 이해하는 다른 문제들과 연결이 되어 3부까지 기록했다고 밝힌다.
내용을 조금 살펴보면(조금 어려울 수 있음)
뇌에는 15만 개 정도의 피질 기둥이 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인지할 때 15만 개의 피질 기둥 중에서 한 번에 천 개 정도의 기둥이 사용된다. 피질 기둥 중에는 평소에 역할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예측 지능이 일어나는 곳이다.
우리는 아주 순식간에 일어나서 느끼지는 못하지만 늘 예측지능이 활성화된다. 그래서 움직이지 않는 사물에 별 느낌이 없다. 익숙한 장소에 들어가면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 예측지능이 이미 살펴보고 이상 없음이라고 판단 내렸기 때문이다. 평소와 다른 위치에 있는 것이 눈에 띄는 이유는 예측지능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평소에 걸려있던 액자가 떨어져 있다면 바로 알 수 있다. 우리가 순간적인 변화를 바로 눈치채는 것은 예측지능이 계속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유전자가 아니라 지능과 지식으로 정의된다. 여기서 유전자는 다른 종에게도 있는 복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사람의 특별한 점이 지능과 지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오래된 뇌에 조종을 받아 지능과 지식을 가꾸기보다는 생존과 본능에 얽매여 살고 있다.
신피질은 가장 새로운 뇌의 부분이며 오직 포유류에게만 있다. 이 신피질은 모든 영역이 똑같아 보인다. 모두 똑같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신피질에는 약 15만 개의 스파게티 가닥 같은 기둥이 늘어서 있다. 사실상 배운다는 것은 뇌가 보편 원리에 따라 작용하기 때문이다.
‘참치라면’이라는 것을 떠올려 보자. 처음 들어볼 테지만, 라면의 한 종류이며 봉지 겉면에는 참치라는 글자가 있다. 그리고 참치가 조금 들었거나 그런 맛이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을 아는 데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 라면을 직접 처음 본다고 해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뇌는 기준틀이 있는 참치와 라면이라는 신피질 기둥에 시냅스를 몇 개 추가하기만 하면 이 일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한 피질 기둥이 모든 것을 배울 수는 없다. 용량에 한계가 있다. 여러 기둥이 연결해서 배우는 것이다. 이것을 도킨스는 ‘뇌 속의 민주주의’라고 했다. 여러 개의 기둥이 의논을 해서 대상을 정의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문구는 다음과 같다.
신피질의 모든 기둥이 기준틀을 만든다. - 감각을 느낄 때 하나의 기준으로 예상을 한다는 것. 우리가 컵을 만질 때 순간적으로 기준틀이 생기며, 만약 컵의 뒷부분에 예상치 못한 무엇인가(로고의 흔적이나 깨진 흔적)가 만져진다면 즉시 기준에서 어긋나 이상함을 느낀다.
모든 지식은 기준틀에 저장된다
기준틀은 신피질의 모든 곳에 존재한다.
기준틀은 단지 물리적 대상뿐만 아니라,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의 모형을 만드는 데 쓰인다.
모든 지식은 기준틀에 대해 상대적 위치에 저장된다
생각은 움직임의 한 형태이다.
지식에서 어려운 부분은 사실을 진술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유용한 방식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딥 러닝 네트워크에는 고양이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다. ‘고양이’ 라벨이 붙은 영상과 비슷한지 판단할 뿐이다.
우리는 한 가지 일을 특별히 잘해서가 아니라 사실상 어떤 것이라도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지능이 있다고 말한다.
태어날 때 우리의 신피질은 배선 과잉 상태에 있다. 이것은 태어난 뒤 몇 년 동안 크게 줄어든다. 어떤 연결이 유용한지 배우는 것이다.
지능 기계가 위험하지 않은 이유 - 자기 복제와 동기가 불가능하다.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자기 복제하는 것과 인간에게 다른 종을 지배하려는 동기가 지능 기계는 없다. 사람이 일부러 심어 두지 않는 한. - 이러한 동기는 오래된 뇌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