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수영 전과 후에 다른 사람이 되면서도 그 자신감 덕분에 꾸준히 수영을 다녔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영법을 배울 때마다 적응하는 시간이 점점 오래 걸리기 시작했고, 결국 슬럼프가 오더라고요. 특히 접영은 정말 해도 해도 익숙해지지 않았습니다.
“접영은 팔로 하는 게 아니에요~ 어깨를 쓰세요, 팔로만 하는 건 수영이 아니라 헤엄이에요”
수영강사님의 말에 이해한 듯 고개는 끄덕거리지만, 팔과 어깨의 차이가 무엇인지 의문이 드는군요. 수영을 할 때 팔을 돌리면 어깨도 돌아가는데 말이죠. 팔과 어깨는 서로 어떤 관계인지 알아보며 접영을 극복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익히 말하는팔의 움직임은오목위팔관절의 위팔뼈(humerus)의 움직임을 말합니다.오목위팔관절(glenohumeral joint)은 어깨뼈(scapula)의 가쪽에 얕은 접시처럼 생긴 접시오목(glenoid fossa)과 위팔뼈 위쪽에 ‘ㄱ’ 자로 꺾여 둥글게 툭 튀어나와 있는 위팔뼈 머리(humeral head)가 연결된 관절입니다. 하지만 오목위팔관절의 움직임만으로 팔의 모든 움직임의 범위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어깨뼈의 움직임이 함께 동반되어야 원활한 팔의 움직임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어깨뼈에 있는 봉우리와 (접시)오목에 각각 빗장뼈와 위팔뼈가 연결되어 있어요.
어깨뼈(scapula)를 움직이는 첫 번째 관절로 복장빗장관절(sternoclavicle joint)이 있습니다. 엄마가 항상 나를 보며 복장이 터진다면서(?) 가슴의 중앙부위를 치는 바로 그 부위에 있는 복장뼈(sternum)와 여배우가 드레스를 입고 나오면 항상 빗물이 고일 것 같다고 말하는(?) 빗장뼈(clavicle)의 안쪽을 연결하는 관절입니다.
어깨뼈를 움직이는 두 번째 관절은 봉우리빗장관절(acromioclavicle joint)입니다. 어깨뼈의 뒤쪽에서 빗장뼈처럼 안가쪽으로 뻗어 있는 부위로, 어깨뼈 가쪽에서 끝이 둥글게 생긴 어깨뼈의 봉우리(acromion)와 어깨뼈의 앞쪽에서 안가쪽으로 뻗어 있는 빗장뼈(clavicle)의 가쪽을 연결하는 관절입니다.
이처럼 어깨뼈는 위쪽으로복장빗장관절과봉우리빗장관절로 매달려 있으며, 가쪽으로 오목위팔관절로 위팔뼈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깨를 사용한다는 의미는 세 관절의 움직임을 모두 포함하는 명칭입니다. 예를 들어, 팔을 벌릴 때위팔뼈는오목위팔관절로 벌림하고, 어깨뼈는복장빗장관절의 올림과 봉우리빗장관절의 위쪽돌림이 함께 일어납니다. 이때 위팔뼈와 어깨뼈는 약 2:1의 비율로 움직이며, 팔이 귀 옆으로 붙을 때까지 벌리는 각도를 180도라고 한다면, 위팔뼈는 120도, 어깨뼈는 60도의 움직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숨어있는 어깨뼈(주황색)의 움직임을 잊지 마세요~
그렇다면 방금 수영강사님의 말은팔만 움직이는오목위팔관절만 사용하지 말고, 어깨뼈도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복장빗장관절과봉우리빗장관절을 함께 움직여서어깨 전체를 움직이라는 말이었네요. 다른 영법에서도 팔의 움직임과 함께 어깨뼈의 움직임도 동반되어야 어깨의 가동범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겠군요.
“아 이제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선생님! 다시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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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 그건 헤엄이라구요!!!”
<이 글을 읽고 다음을 생각해 보세요>
1. 위팔뼈를 움직이는 관절과 어깨뼈를 움직이는 관절을 얘기해 보세요.
2. 옆으로 나란히 할 때 위팔뼈와 어깨뼈는 몇 대 몇의 비율로 움직였을까요?
3. 접배평자가 끝이 아니었나요? 영법이 수십 가지인걸 1년이 지난 후에나 알았네요... 다른 유산소 운동 추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