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집 근처 이마트 문화센터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다. 처음에는 적당히 시간이나 때우다 올 생각이었는데 웬걸 3주 차까지 해보니 이거 너무 재밌다. 프로그램도 알차고 특히 집에서 하기 힘든 것들도 할 수 있어서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인 나도 재미를 느낄 정도다.
파라슈트라는 커다란 낙하산을 넓게 펼쳐서 노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시작하기 전부터 조금 걱정이 되었다. 놀이를 시작하기 전 선생님께서 두 가지 방식으로 놀아볼 거라고 하셨다. 첫째, 어른들이 원으로 동그랗게 앉아서 파라슈트를 위로 들면 아이들이 밑으로 왔다 갔다 해보기. 둘째, 아이들이 파라슈트에 눕고 어른들이 파라슈트를 잡고 살짝 일어나 공중에서 천천히 돌려 보기를 했었는데 역시나 겁이 많은 아이답게 바로 울음을 시전 했다. 그래도 하나 위안이 되는 거라고 한다면 7명 중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도탈락을 했다는 것? 하긴 내가 아이라도 두 번째 놀이는 무서웠을 것 같다.
그리고 다음 주에 해본 찜질방 놀이. 준비하신 것을 보고 실소와 감탄이 동시에 나왔다. 찜질방 옷, 식혜통, 바구니, 사물함 배경, 락카키까지 정말 실제와 비슷하게 준비하신 것을 보고 이게 바로 프로구나 싶었다. 수건으로 양머리를 만들어줘서 씌워주려고 했지만 격하게 거부를 해서 양머리는 하지 못했다. 모자 쓰기 싫어하는 걸 보면 내 딸인가 싶다.
어느 날 문화센터 프로그램을 끝내고 둘이 셀카를 찍는데 사진에 나온 아이의 눈빛이 너무나도 맘에 들었다. 순수함이 바탕으로 깔려있으면서 누군가를 온전히 믿는 눈망울. 이러한 눈망울이 언제 또 다른 눈빛으로 바뀔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오랫동안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나중에도 아빠를 이런 눈빛으로 계속 바라봐줬으면 하는 욕심을 간직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