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에

나를 부르는 소리

by 김동환 예비작가

언제부터인가 하루의 즐거움보다는 무료함이 느껴지고, 이런 무료함이 길어질수록 무언가 알 수 없는 무게가 나를 누르고 있다는 것이 알게 된다.

지금까지 무엇을 하든 내가 하는 일에는 자신감이 넘쳐났고 무엇이 내 앞에 나타나도 두렵지 않았다.

그런 자신감과 용기가 넘쳐나는 시간이 내가 가는 시간에 언제나 계속될 것 같은 나였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들이 하나 둘 조금씩 늘어날수록 나도 모르는 무게가 내 어깨 위로 싸여가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녹지 않고 쌓이듯 처음에는 그 무게를 알 수 없었지만 이젠 조금씩 그 무게를 견딘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어쩌면 지키는 것이 더 어렵고 힘든 일인지 모르겠다.

세상을 살면서 어쩌면 내가 하나 둘 조금씩 만들어내 지금의 상황과 환경이 나를 더욱 견디기 힘든 시간으로 만들어 가는 듯하다.

내가 만든 그 무게라는 것이 내가 책임져야 할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일 것이다.


내가 느끼는 삶의 무게

세상으로부터 만들며 지금까지 걸어온 내 시간 속에서 그 무게가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견딘다는 것보다는 아무런 의식도 느낌도 없이 지내왔고, 그렇게 작은 무게가 하나 둘 많아지고 내가 만들어가는 시간으로부터, 내가 만든 이것으로부터 이젠 너무 무거워 한 발을 내딛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무게는 내가 이겨내어 견디며 계속 짊어지고 있어야 하는 나의 책임감과 의무감 일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이 무게라는 것을 그 누구도 내게 준 것이 아니다.

온전히 내가 선택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그 무게를 견디기 힘든 내 몸의 나약함을 알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무게를 이겨낼 용기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에 나도 모르게 그 무게라는 것이 무겁고 힘들게 느껴진다.

지금을 사는 내 나이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나와 같은 모습이거나 아니면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견디며 이겨내고 있을 것이다.

이전의 나보다 먼저 삶을 경험한 사람들도 이 과정을 이겨내며 그 높고 어려운 고비를 넘어 그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자신을 찾아냈을 것이다.

지금의 난 그 무게를 견디기 어려워 가끔은 모든 것에서 자유를 찾고 싶은 시간이 나를 둘러싸여 있다.

그 책임감이란 것이 나를 계속 일으켜 세우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서지 않도록 나를 이끌고 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생각이 커질수록, 그저 편히 쉬고 싶은 생각에 잠겨 잠시 눈을 감는다.


무거워진 두려움

모든 것이 두려워진다.

사람들은 만나는 것도 두렵다.

그들은 나와 다르게 그 무게를 잘 견디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 두렵다.

나만 그들보다 못한 나 자신을 보게 될 것 같아 두려워진다.

그런 그들의 눈을 보는 내가 두렵다.

난 점점 잃어가고 있는 자신감이 그들의 눈에는 내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넘쳐나는 모습을 내가 보게 될 같아 난 두렵다.

어쩌면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는 나의 모습을 그들이 보고 알게 될 것아 두렵다.

난 지금 자신감을 읽어 나의 하루가 점점 힘들어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데, 그들은 나와 다르게 자신감이 넘쳐나고 모든 것을 견디고 이겨낼 힘을 가졌을 것 같아 그러지 못한 나 자신이 더 포기하고 싶어질 것 같아 무섭다.

무서워서 점점 나는 움츠리고 숨으려 들며, 모든 것에서 아주 멀리 피하고 싶다.

나는 내가 마음 편하게 쉴 곳을 찾을 수 없다.

나도 모르게 우울함에 가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온 그 우울함에 그래도 오늘 하루를 버티고 견뎌내고 있는 나 스스로에게 위로와 칭찬을 보내고 싶은데, 그 말 한마디가 너무 어렵고 힘들다.

사람들이 무서워진다.

난 시간이 지날수록 용기를 잃어가는데, 사람들은 내가 가지지 못한 용기에 그 무엇으로도 말할 수 없는 용기의 차이로 내가 밀려나는 듯해 모든 주변의 사람들과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무섭다.

그들의 나보다 더 큰 용기에 내가 짓눌려 무너질 것 같아 너무 무서워 피하고 싶다.

내가 짓눌려 쓰러져 있을 때 사람들이 나를 보고 손가락질할 것 같아 사람들이 무섭다.

나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있는 자신감을 잃어버렸고, 난 더 이상 다른 사람과 어울림의 시간을 잃어버렸다.


피하려 해도 피하지 못하는 것,

그들은 이제 나와 다르게 난 그들의 눈에서 현명함을 느꼈고, 그들이 이젠 나와 다르게 자신감으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친근감을 보게 되었다

점점 내가 잃어가고 있는 시간에서 난 나와 다른 것을 보게 되었다..

난 두려워 피하고 싶었던 다른 이들의 눈을 그들은 그렇게 피하지 않았다.

난 무서워 피하고 싶었던 다른 이들의 몸 짓에 그들은 그렇게 피하지 않았다.

내가 지금 느끼는 우울함은 누군가 나에게 선물하듯 전해준 것이 아닌데 난 너무 두렵다.

내가 느끼는 우울함은 내가 찾아서 소유한 것이 아닌데 난 너무 무섭다.

내가 느끼는 두려움과 무서움에 빠져 그 우울함을 이겨내지 못해 계속 움츠리는 나 자신이 내가 짊어진 무게를 다 버리는 것이 나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내 우울함이 책임감으로 만들어진 그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 그 책임감에 대하여 비겁해지는 내가 되는 것이 그 어떤 두려움과 무서움보다 더 큰 무게로 내게 다가온다.

결코 그 어떤 누구도 나에게 그 무게를 책임지라고 말하지 않았다.

온전히 내가 선택하고 이룬 것이다.

내가 온전히 이룬 이것에서 느끼는 무게를 왜 이겨낼 용기와 힘이 없어진 것인지 난 아직 그 해답을 모르겠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여유를 찾아,

짐을 지고 걸어가다 힘들어 잠시 쉬려면 내가 짊어진 짐을 내려놓고 그 짐이 넘어지지 않도록 잘 놓고 잠시 흐르는 땀을 닦을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져야 내가 잠시 내려놓은 짐을 다시 짊어지고 그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풍년이 든 가을에 밭에서 잘 일구어낸 그것들을 담으며 넘쳐나는 즐거움을 가져야 한다.

하얀 겨울에 눈 내리는 풍경을 보며, 누군가 만든 눈사람을 보면서 잠시 잊고 있었던 내 어린 시절에 한 주먹 꾹꾹 눌러 만든 흰 눈을 굴려서 작았지만 점점 커져가는 눈덩이에 시간의 흐름을 모르고 눈사람 만들던 그 어린 시절에 나를 추억해야 한다.

눈사람 만들던 나의 작은 손이 시려 입김을 불려 손 시림을 참던 그 어린 나를 난 기억하고 그 추억으로 웃어야 한다.

추운 겨울바람을 이겨내어 푸르름을 알리는 새소리에 귀 기울이며, 잠시의 여유를 가지고 노래를 듣듯 새로움을 전하는 그 소리에 귀 기울이며 새로움을 알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젠 그런 여유로움도, 즐거움도, 추억도, 새로움도 그 어떤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지금 가진 우울함이 그 모든 것을 찾지 못하게 숨겨 둔 것인지 모르겠다.

나의 오래전 그때 분명 힘들지만 여유로움이 있었을 것이고, 일의 성취감으로 얻는 즐거움이 있었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며 채워지는 추억이 있었을 것이고, 모든 것에 새로운 출발이 있었을 것이다.


모두에게 같은 하루

이젠 그 모든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

나에게 찾아온 우울함이 내 모든 것을 덮어 그런 소중한 것들을 찾을 수 없게 만든다.

그 소중함을 찾을 수 없어서 내가 짊어진 책임감에 대하여 견딜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면 그 소중함을 찾을 수 없어 지금 내가 짊어진 무게에 대하여 그 무엇으로부터 이겨낼 힘을 뺏겨 내가 움츠려져 주저앉아 버린 것 같다.

나의 낮은 짧고, 나의 밤은 길어지는 날들이 계속된다.

모두에게 낮은 같은 것이고, 모두에게 밤은 똑같은 것이다.

누구에게나 하루가 똑같은 것처럼, 모두에게 모든 것이 같다.

그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낮과 밤 그리고 하루라는 시간은 사람마다 쓰는 방법이 다 다른 것이다.

어떤 이는 이른 새벽에 어둠이 남아 있는 그 시간에 하루에 시간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밝은 해가 뜬 시간에 하루라는 시간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이른 저녁 해가 사라지지 않고, 아직은 어둠이 찾아오지 않은 시간에 하루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자기의 쉼터로 돌아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이미 해가 사라진 어둠이 깊은 하루의 시간에 자기의 쉼터로 돌아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람이 똑같이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은 같으나 각자의 방법은 다르다.

난 어디에도 속하는지 못하고 나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써야 되는지 그 방법을 잊어버렸다.

우울함에 휘감겨 모든 시간을 잊어버리고, 항상 같은 시간에 머물며,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멈추지 못하고 있다.


나를 부르는 소리,

누군가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자기가 있는 쪽으로 오라고, 괜찮다고 그냥 오라고 나에게 말을 한다.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나에게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주려고 하는 것이겠지만, 난 그 말과 손길이 날 더욱 움츠려 들게 한다.

그 사람이 오라고 말하는 그쪽으로 갈 수가 없었다.

지금 빙글빙글 돌고 있는 자리를 벗어날 용기가 없었다.

괜찮다고 말하는 그 사람과 나는 다르게 괜찮지 않았다.

괜찮다 말하는 그 말 한마디가 지금의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비난받듯 내 마음에 상처로 다가온다.

그들은 나를 지켜주려 하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난 그 괜찮다는 말이 괜찮지 않았다.

나에게 말하는 그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다고 생각에 나는 머물고 있다.


그들은 날 절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말로 위로 아닌 위로를 나에게 보낸다고 생각된다.

왜 난 지금 멈추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물며 빙글빙글 돌고만 있는지 나 자신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 우울함 뒤에 숨듯이 나에게 손 내미는 그들의 말을 듣지 못하게 된다.

나를 감싸고 있던 우울함 속에 그들은 말을 한다.

이젠 괜찮다고, 이젠 자기에게 와도 된다고 말한다.

난 그들의 말이 점점 작게 들리고, 점점 들리지 않고, 점점 그들이 보이지 않게 된다.

그런 그 시간 속에 누군가 불쑥 들어와 내 손을 잡아준다.

그가 잡은 내 손으로 알 수 없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어쩌며 그가 잡은 내 손이 따뜻한 것이 아니고, 내 손으로 전해진 그 따뜻함이 내 마음으로 전해진 것 같다.

너무나 따뜻한 손이었다.

난 그 순간에 날 붙잡은 그 손을 절대 놓고 싶지 않았다.

날 붙잡듯 잡은 그 손이 너무 그리웠던 따뜻함이었다.

날 붙잡은 그 손이 나를 멈추어 빙글빙글 돌며 있던 그곳에서 날 따뜻하게 안아주며, 이제는 내가 멈출 수 있게 나를 안아줬다.

처음에는 내 손을 잡아주는 것으로 그 따뜻함을 전해주었고, 이젠 날 안아주며 내가 빙글빙글 돌던 그곳에서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게 나를 멈출 수 있게 날 안아줬다.

점점 따뜻하게 전해주는 그의 온기가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 날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나에게 전해줬다.


침묵으로 나를 부른다.

그는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내가 있던 그곳에서 나오라고, 괜찮다고 그 어떤 말도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있는 방향으로 손을 내밀어 준 것이 아니고, 그는 내 손을 직접 잡아 줬다.

그리고 그 손이 놓치지 않도록 온기를 나에게 전해줬고, 이젠 나를 안아줬다.

조금씩 전해진 그의 손에서 느낄 수 있었던 따뜻함과, 그의 포근함으로 안아준 온기가 날 멈추어 주었고, 나를 다시 일어나게 만들어 주었다.

난 이제 그가 전해준 온기와 따뜻함으로 잠시 짊어진 짐을 내려놓고, 일어날 용기와 자신감을 찾으려 한다.

다시 짊어질 짐이 앞으로도 나에게 우울함과 함께 무겁게 내 삶을 힘들게 만드는 순간들이 다시 찾아올 것을 난 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그가 내밀어 잡아준 손의 따뜻함을 기억할 것이고, 나에게 포근함으로 안아주며 전해준 온기를 기억하며, 내 우울함과 무거운 내 삶의 무게에서 용기를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믿고 싶은 믿을 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다시 그의 손이 필요할 때, 다시 그의 포근함이 필요할 순간이 온다면 꼭 그는 내 손을 잡아줄 것이고, 나에게 포근함으로 안아줄 것이다.

그래서 난 지금 포기할 수 없다.


온기로 전해지는 이끌림

내가 잠시 잊었던 용기를 찾으려 한다.

나에게서 잊어버렸던 용기를 찾고, 나를 감싸 않았던 그 불안함에서 나를 자유롭게 만들 것이다.

이젠 어둠의 끝을 지나, 푸르지 않았던 어둠의 끝을 지나, 눈부시게 밝고 푸르름으로 가득한 곳으로 날아갈 것이다.

난 아직 멈추기에는 어둠의 끝, 푸르게 밝은 하늘이 내 길을 비추어 줄 것이다.

난 이제 그 푸르게 빛나는 하늘의 빛의 길을 따라 나아가면 될 것이다.

내 어깨에 짊어진 짐은 결코 무거움이 아니었다.

이 무게는 내가 가야 될 곳에 지치지 않고 갈 수 있도록 나에게 책임감의 지혜를 주는 것이었다.

난 무게를 견디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얻고 나아가야 하는 것이었다.

그가 나에게 따뜻하게 내밀어 잡아준 손을 믿고, 그가 나에게 포근함으로 안아준 온기를 믿으며, 이젠 무게가 아닌 지혜를 얻고 용기와 희망이라는 것으로 내가 가진 것들을 이끌어 나아갈 것이다.

어제는 이제 내가 머물고 있어야 할 시간이 아니었다.

오늘이란 시간을 내가 만들어가야 할 시간이었다.

나에게 내밀어 준 그 손을 감사히 꼭 잡고, 나에게 포근함으로 전해준 그 온기에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언제나 나에게 그렇게 해줄 것이니깐.


난 그를 믿는다.

내가 어떠하던 내가 어둠에 물들어 짙은 어둠이 되지 않도록, 그는 나를 푸르게 빛나는 곳으로 나를 이끌어줄 빛이었다는 것을 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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