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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TJ Apr 02. 2024

Brex의 천재들: 엔히크와 페드로

브렉스(Brex)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처음에는 맥이 빠질 게 분명하다. 소위 컴퓨터 천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브렉스의 천재들도 저렇게 발버둥을 치는데, 나도 더 분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욕이 솟아날지도 모른다.


브렉스는 스타트업에게 법인카드를 발급해 주는 사업으로 2017년에 실리콘밸리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공식적인 론칭 이후 4개월 만에 시리즈 C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 11억 달러를 달성하여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당시 두 명의 창업자, 엔히크 두부그라스 (Henrique Dubugras)와 페드로 프란세스키 (Pedro Franceschi의 나이는 고작 22살 그리고 21살이었다. 놀라운 점은 이 둘이 모두 브라질 출신의 유학생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세계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스탠퍼드 대학교에 나란히 진학했고 또 보란 듯이 1학기 만에 자퇴를 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브렉스가 이들의 첫 번째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Brex 신용카드 이미지

상파울루에 살고 있던 엔히크는 1996년 생으로, 12살 무렵 한국 그라비티 소프트에서 만든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에 푹 빠져 살았다. 그러다 부모님이 게임의 유료 서비스 비용을 주지 않자 급기야 게임을 해킹했고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코딩을 알게 되었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했던가? 엔히크는 내친김에 스스로 라그나로크의 개인 서버를 만들었고 다른 유저들로부터 돈까지 따로 받는 대담함을 보였다. 물론 이는 불법적인 것으로 이후 특허 침해에 대한 경고를 받고 그만두게 된다. 그의 나이 14살 때 일이다.


이후 다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했던 엔히크는 TV를 보다가 미국 유학에 대한 동경을 품게 되었고, 미국 유학을 돕는 교육회사를 차렸다. 당시 유저는 80만 명이나 되었지만, 수익화를 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 벤처캐피털 콘퍼런스에 초대되어 발표를 하는 등, 창업자로서의 경험을 일찌감치 쌓았다.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해커톤(Hackathon)에도 참여해서 데이팅 앱인 AskMeOut을 개발해 상금 5만 달러를 받고 돌아오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교육회사가 데이팅 앱을 서비스하는 회사로 전환되었다. 이 당돌한 연쇄 창업자는 이 시기에 코딩에 비슷한 취미를 가진 친구를 트위터로 만나게 된다. 바로 페드로 프란세스키였다.


페드로는 1997년 생으로 엔히크보다 한 살 어리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실력은 더 뛰어나 보인다. 페드로는 9살 때부터 소프트웨어에 열정을 보였고 구글과 책을 통해 코딩을 독학했다. 이후 아이폰 3G를 잠금해제하여, '리오에서 아이폰을 해킹한 아이'로 유명해졌다. TedxSudeste에서 14년 전, 13살의 옛띤 모습인 페드로를 볼 수 있다.


TEDXSudeste에서 강연하는 13살의 페드로


페드로는 이후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애플의 가상 비서 Siri의 포르투갈어 버전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충줄한 컴퓨터 능력으로 인해 페드로는 중학교 때부터 Brainjuice, Sync Mobile, M4U 등 회사에서 스프트웨어를 담당하는 일을 하게 된다.


고등학생이 된 페드로는 우연히 트위터에서 엔히크를 만났다. 이 둘은 이맥스(Emacs)와 빔(Vim) 중 어떤 것이 더 나은 코딩 편집기인가에 대해 140자 트위터로 열띤 논쟁을 벌였다. 그러다 Skype 통화를 하게 되었고 코딩과 사업에 대한 공통점을 발견한 후 친구가 되었다.




https://www.nytimes.com/2019/08/02/technology/brex-start-u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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