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은우 Nov 23. 2023

신용불량 맞벌이 부부의 10월 정산

포기하지 말자

<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에 올린 글입니다.>


10년간 회사생활 / 7년간 자영업자

코로나 이후 폐업 / 신용회복 3년 차

40대 아저씨 / 초등학생 두 아이의 아빠

아파트 야간경비 / 방제회사 영업직 투잡러

슬기로운 신용회복기 / 함경북도마오카이입니다.




사업을 정리하고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둘 다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넓은 집도, 그렇게 애지중지했던 차도, 한 푼 두 푼 모아둔 아이들 세뱃돈이며 돌반지까지 정말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았습니다. 그럼에도 1억 이상의 빚이 남았고, 월세로 집을 옮기는데 이사비용이 없어서 지인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 일 년 정도 이것저것 해보려고 방황을 하기도 했습니다.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 멘탈마저 나가니 어느 하나 손에 잡히는 게 없었습니다.



초등학생 아들 딸은 엄마 아빠의 근심 걱정과는 다르게 해맑기만 합니다. 10년간 집에서 살림만 한 와이프는 노점에서 과일을 파는 저를 따라나섰고, 과일 장사가 잘 되지 않자 정수기 필터를 교체하러 다녔습니다. 저는 아파트 경비로 취직을 하고... 이게 불과 작년이었습니다.



2023년 1월에 결심을 했었습니다. 아파트 경비와 영업직 투잡을 시작했고, 와이프도 최저시급을 받아서는 답이 안 나오겠다며 같은 회사 영업직으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그렇게 우리 부부의 영업일기가 시작됐습니다.



1월의 가계 수입은 둘이 합쳐서 40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월세며 생활비, 교육비 거기다가 신용회복위원회에 납부할 돈까지 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금액이었습니다.



운 좋게 2월에 700만 원 정도의 가계수입을 만들면서 우리에게 희망이 생겼고 그때 5년간의 계획을 만들었습니다. 그 첫 번째 목표가 2023년 안에 가계수입 월 천만 원 도전이었습니다. 



"올해 안에 한 달에 천만 원 벌어보자!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고 영업으로 그렇게 버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둘이서 하면 가능하지 않겠어?"



사실 그 당시 너무 높은 목표였지만 예전과 다르게 최소한의 금액인 아파트 경비 월급이 있었기에 두려움이 많이 회복 됐습니다. 무엇보다 길바닥에서 과일 파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10월 정산금 세후 입금액>

아파트 경비 = 2,509,545 원



투잡 영업직 + 고객관리 = 1,622,190 원



와이프 영업 + 고객관리 = 6,929,803 원





총 입금액 : 11,061,538 원 (세후)




10월에 일한 정산금이 11월22일 들어왔습니다. 한동안 600~700만 원 사이를 오가던 가계수입이 목표를 달성한 것입니다. 9월까지는 실적을 와이프에게 몰아주기도 했지만 10월은 순전히 와이프 혼자 힘으로 추가수입을 달성한 것이라 놀랍고 대견하기까지 합니다. 많은 책을 읽고 엄청난 시행착오와 거절에 대한 감정을 추스리기까지 많은 고난 있었습니다.




1월부터 10월까지 가계수입을 그래프로 만들어 봤습니다. 


주식 차트에서 많이 보던 그래프인데??? 이러다가 다시 떨어지던데...



7개월간 박스권에 머물다가 9월에 전고점을 뚫고 10월 목표달성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다시 수입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출발점이 1000만 원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둘이서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오늘 입금되자마자 나중에 천천히 갚아도 된다는 말과 함께 힘들 때 도움 주신 가족, 친인척 돈부터 500만 원 갚았습니다. 그리고 적은 금액이지만 펀드와 적금도 들었습니다.



"한번 해봤으니까 다음목표는 1500만 원도 도전해 보자!"

"그래!! 우리가 언제 1000만 원 넘게 찍을 줄 알았겠어? 목표를 잡아두면 언젠가는 가겠지!!"



운이 좋았기도 했고 계속해서 월 수입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날과 달리 이제는 희망이 보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애들이 먹고 싶다는 마라탕을 시켜줬습니다.


"오늘 엄마 아빠가 발표회 못 가서 미안해 "

"괜찮아 마라탕 시켜줬으니 봐줄게"



애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더군요.


이렇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남편을 매번 놀라게 하는 와이프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댓글로 응원해 주시는 많은 사장님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힘든 시기 겪고 있는 사장님들께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저도 절대 포기 하지 않을 테니 사장님들도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정상에서 뵙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이은우


10년간 회사생활 후 7년간 자영업자

코로나 이후 폐업 / 신용회복 3년 차

슬기로운 신용회복기 극복 에세이

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 연재 중


작가의 이전글 어이! 동업자 양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