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번아웃 중...
10년간 회사생활 / 7년간 자영업자
코로나 이후 폐업 / 신용회복 3년 차
40대 아저씨 / 초등학생 두 아이의 아빠
보험회사, 컴퓨터수리기사, 노점상과일장사를 전전하다가
아파트경비+영업사원 투잡 그리고 현재 영업직 회사원.
슬기로운 신용회복기 / 함경북도마오카이입니다.
1년 만에 쓰는 글이네요. 벌써 신용회복 4년 차입니다. 1년간 별일 없었습니다. 그냥 회사원이었지요. 장사를 하다가 회사에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매일매일 퇴사를 꿈꾸기도 합니다. 장사든 회사든 매출에 대한 스트레스가 어디든 있습니다. 25년 들어서 저조한 매출을 기록하고는 무기력증과 번아웃을 겪었습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벌이도 투잡 할 때 보다 적으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실적 저조한 기간이 3개월이 넘어가니 모아놓은 돈도 점점 줄기 시작하고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는데 그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주로 자영업 사장님들을 상대로 영업을 다니다 보니 자영업 경기를 간접적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저번주는 영업 갔는데 사장님께서 전화통화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희망이 없어. 정리도 쉽지 않고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전화 통화를 못 들은 척 영업은 하지 않은 채 조용히 나왔습니다. 부부가 운영하는 일식술집이었는데 인테리어도 위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때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아서 메모해 둔 업체였는데 장부를 까보지 않는 이상 실제 운영은 어떤지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4월에는 지인이 두 분이나 폐업을 했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철거되고 있는 매장을 봤을 때 사장님의 마음이 얼마나 속이 쓰릴지 겪어본 자로 이해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회사를 다닌다고 여전히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시간만 보내면 보장된 월급이 아닌 영업직이기에 뭐든 실적을 내야 하고 바닥을 치는 달에는 최저시급 수준의 월급만 받아가니 그것 또한 죽을 맛입니다. 마음은 영업왕인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답답함은 스트레스로 돌아오고 하루 종일 입이 튀어나온 채 있습니다.
3개월간 겪은 무기력증. 번아웃을 이겨내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습니다.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시간을 보내며 할 일을 미련하게 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는 방법이 외에는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포함하면 11시간 이상을 회사에 쏟아야 하기에 책을 보거나 글을 쓰기에는 다소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틈틈히라도 책을 보고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결국 꾸준함이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뛰어오르는 발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한 듯합니다. 너무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직격으로 받고 있나 싶어서 돈 안 드는 취미생활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유튜브를 보다 보니 요즘은 Ai로 노래도 만들어 준다고 하더군요. 노래 듣는 걸 유독 좋아하는 저는 예전에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 적어둔 가사가 떠올라서 그 곡을 노래로 만들기를 시도했습니다. 여러 버전의 노래를 만들어서 그중 마음에 드는 곡으로 유튜브에 업로드를 해봤습니다. 유튜브 수익이나 저작권은 해당사항이 아니라 기대자체를 안 했고 그저 앞으로 다가오는 Ai시대에 더 나이 먹기 전에 경험은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몇 곡의 가사를 쓰고(제 심정을 반영한...) 혼자 듣고 좋아하는 수준입니다.
일에 찌들어 있다가 흥미 생기는 일을 하니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선물 받은 아이처럼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번아웃을 지우고 있습니다. 출근할 생각 하면 다시 머리가 아파오긴 합니다만 가족들 먹여 살리려면 또 일어나야 합니다. 가장의 무게는 무겁고 눈앞의 벽은 단단하기만 합니다.
2년 전에 한창 힘들 때 적었던 랩 가사입니다. 벌써 2년이나 지났네요...
ai가 노래도 만들어주고... 세상 참 빨리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아저씨는 신기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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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 (제 인생은 도중에 탈락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한 자루 펜 (어떠다 보니 글을 쓸 기회가 생겼습니다.)
누군가의 souvenir 모나미펜 (누군가의 기념품인 가십거리일 수도 있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희망의 기회. (하지만 이 글이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르죠)
유서를 적는 마지막 비행 (그렇지 않다면 마지막으로 적는 유서일지도요)
It's everything (그것은 모두였습니다.)
그것이 전부였던 내 인생 (그 일은 내 인생의 전부였습니다.)
모두가 떠나버린 그 자리. (사업에 실패하고 나니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위태롭게 서 있는 당신은 (내가 의지하는 당신은 위태로워 보였죠)
그토록 원망했던 JMJ (당신은 나를 원망했었죠)
이제 모두 끝났어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불씨마저 꺼졌어 (이제는 희망조차 없습니다.)
다시는 걷지 못할 거라 말했지. (다시 재기하지 못할 거라 했습니다.)
숨조차도 붙어있지 않았지. (살아 있기 조차 힘들었습니다.)
박살 나버린 나의 복숭아뼈 (나의 멘털은 산산이 부서졌고)
돌릴 수 없는 나는 나쁜 아빠 (나는 못난 부모가 되었습니다.)
not at all (별말씀을요)
치명적인 고통에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말라버린 눈물과 (많이도 울었습니다.)
잠겨버린 목소리 (더 이상 말할 힘도 없었습니다)
죽음의 칼자루가 목 앞에 (죽으려고도 몇 번을 마음먹어도)
남겨진 것들에 미안해 (가족들에게 미안했습니다.)
나는 겁쟁이 그래서 더 미안해 (죽을 용기조차 없어서 더 미안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었지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지 (하지만 가족들에게 무엇도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 노을만 봤었지 (그저 내가 추락하는 것을 지켜만 봤습니다.)
나는 그렇게 끝나버렸지 retire (그렇게 나는 끝이 났습니다. 탈락했습니다)
독선과 위선 오만과 교만 (너무나도 잘못 살아왔습니다.)
깊은 우물 썩은 물에 나는 허우적 (돈과 허영심에 허우적 되면서 말이죠)
용서를 빌어. (잘못된 인생이었습니다.)
잘못했다 빌어. (용서를 구합니다.)
살려달라 구걸해. (하나님 살려주세요)
용기 달라 구걸해. (하나님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세요)
지난 잘못을 반성해. (저의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칩니다)
지킬 것들을 위해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나야 해 (다시 일어나야만 합니다)
복숭아뼈에 못질을 해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내 심장에 칼질을 해 (힘들지만 참고 견뎌야 합니다.)
썩어버린 상처를 도려내야 해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도와주지 않아 내가 해야 돼. (아무도 도와주지 않습니다. 내가 해야 됩니다.)
말라버린 눈물만큼 독하게 (독한 마음으로 )
흘러버린 피만큼 진하게 (진심을 다하는 마음으로)
다시 뛰기 시작하는 심장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담금질해 강인하게 not at all (더 강한 사람으로 태어날게요)
지켜보고 있어 바라보고 있어 (다들 나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보여줄 거야 뛰는 모습을 (반드시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나눠줄 거야 my souvenir (다시 성공해서 나눠 줄 겁니다. 마치 기념품처럼)
https://youtu.be/CFPZay2n8Dg?si=YqSTr7wC7H6tebvR
다시 마음 잡고 뛰어야죠!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