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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cide Mio Oct 01. 2024

도서관에서 책을 "버린다"고요?

종이에 인쇄된 책은 그 안에 담긴 내용만큼이나 책이라는 하나의 물건 그 자체로도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책과 지식이 자연스럽게 우리 머릿속에서 연결이 되고 "책 속에 길이 있다." 등등 책에 대한 무수한 격언들 때문인지는 몰라도 책이라는 하나의 물건에 대해서도 거의 종교적일 정도의 믿음과 경외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책을 다른 물건처럼 쓰다가 버린다는 생각에 대해 거의 본능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러합니다. 책을 버린다는 것은 마치 제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내팽개치는 것 같고 또 뭔지는 몰라도 죄를 짓는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책을 구입하고 정리하여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출하는 도서관에서 일하는 이들이 가진 책에 대한 생각은 일반인들과는 다를 때가 있습니다. 


도서관 사서들은 “도서관에 일하시면 책 많이 보시겠어요?”하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예, 책은 많이 보지요.”라고 답하는 사서들이 있다면 그들의 “본다”는 의미는 질문하시는 분들의 “보시겠어요?” 와는 다른 의미입니다. 질문하시는 분들의 의미는 “읽으시겠어요?” 였겠지만 답하는 사서들의 의미는 문자 그대로 “본다”는 의미일 겁니다.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사서들은 서평이나 저자의 경력 혹은 출판사의 명망 등을 살피고 또 도서관의 장서 개발 정책에 따라 구입 결정을 내립니다. 그 책들이 도서관에 들어오면(“수서”) 그 책에 대한 정보를 전자 “목록”에 정리하고 쉽게 찾을 수 있게 “분류”하여 서가에 배치하는 과정(“배가”)을 통해 무수한 책을 봅니다. 그 모든 책들을 사서들의 다 읽을 수는 없지요. 그 책 들 중에는 분명 사서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들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업무를 다 제쳐두고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 여러 미디어를 통해 도서관의 책 폐기에 관한 내용이 보도되고 사람들의 토론 거리가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종종 이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고 사람들은 책을 버리는 도서관과 사서들을 비난합니다. “아니, 책을 버리다니? 제정신이야?” 이런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도서관 외부에서 볼 때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서관에서도 폐기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폐기해야만 하기 때문에 하는 일이고 이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세심하게 진행합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먼저 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도대체 도서관에서는 왜 “감히” 책을 폐기하려 할까요?


흔히 도서관에서 한 번 책을 구입하고 나면 더 이상 그 책에 비용이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을 하십니다. 하지만 도서관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목록을 정리하고 분류 및 배가 하는 일에도 추가적인 비용이 소모가 되지요.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려고 하는데 도서관에서 받아 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가지신 분들은 이 문제를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조금은 이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책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 역시 계속해서 관리해야 하는 비용입니다.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 권의 책이 소장하고 있는 기간 동안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연구도 있습니다만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책의 구입 비용만큼은 아니겠지만 소장하고 있는 기간 동안 계속에서 비용이 소모된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물리적으로 제한된 공간을 가진 도서관에서 이렇게 계속해서 책을 구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소장 공간의 한계에 이르게 됩니다. 새로 출판되는 책들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어떤 책들은 도서관에서 사라져야 할 순간이 온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도서관에서는 어떤 책들을 사라지게 해야 할까요? 아울러 이렇게 정상적인 도서관 운영 과정에서 생기는 폐기 절차 이 외에도 도서관의 공간을 다르게 이용하려는 정책적인 결정 때문에 책이 있어야 할 공간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도서관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이상적인 해결책은 도서관의 공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건물을 더 지어서 소장 공간을 늘리면 굳이 책들을 폐기하지 않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방법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새로 지어진 공간 역시 언젠가는 다 찰 테니 말입니다. 예를 들어 1949년에 지어진 프린스턴 대학의 파이어스톤 도서관은 당시 미국 내 대학 도서관으로서는 최대의 규모였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공간이 부족해졌고 1970년대와 1980년대 두 번에 걸쳐 기존의 건물에 연결된 수장 공간을 마련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확장 이후로도 20여 년이 지나자 더 이상 확장할 공간이 없어졌고 아래에 말씀드릴 다른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파이어스톤 도서관(본인 촬영)

"그럼 오래된 책은 스캐닝해서 컴퓨터에 보관하고 종이책은 폐기하면 되잖아." 하실 분들에게는 90년대 초반 워드 프로세서가 처음 나왔을 때 만들어진 파일들을 지금도 읽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디지털화 작업은 도서관에서 당연히 하고 있는 일입니다만 그렇게 전자화된 자료가 종이책처럼 50년 혹은 100 년 후에도 읽을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신은 아직 없습니다. 디지털 자료의 보존과 현재 출판되고 있는 전자책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한 번 하겠습니다.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는 극복하기 힘든 문제입니다. 그래서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는 도서관 외의 공간에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수장고를 따로 만들고 그곳에 자료를 옮겨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와서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공간들은 가장 효과적으로 책을 보관하기 위해 일반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주제별 분류법이 아니라 크기별 분류법을 이용하고 보관된 책을 관리하기 위한 전문적인 시스템과 보관 시설을 만들기 때문에 이용자가 직접 가서 책을 훑어볼 수는 없지만 공간 이용에 최적화된 곳입니다. 아울러 이용자를 위한 시설이 아니라 책을 보관하기 위한 시설이기 때문에 책 보관에 가장 이상적인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공간의 예가 뉴저지주 프린스턴 시 인근에 있는 ReCAP(Research Collections and Preservation Consortium)인데 이 시설은 프린스턴, 컬림비아, 하버드 대학 그리고 뉴욕 공공 도서관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밀집수장고입니다. 공간 부족에 시달리던 대형 연구 도서관 몇 곳이 같이 모여서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가진 뉴저지 프린스턴 인근의 부지에 책을 수장하기에 최적화된 건물을 지었고 지금도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외부에서건 내부에서건 이 건물은 전혀 도서관 같아 보이지 않은데 그 안에 소장하고 있는 책의 숫자 (약 1,700 만권)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수장고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간뿐만 아니라 미국의 여러 대학 도서관들 역시 이와 비슷한 공간을 단독 혹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고 이는 유럽의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서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몇 년 전 강원도 평창에 이런 시설을 만든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장소에 보관할 책도 일정한 선정과정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굳이 보관할 필요가 없는 책들은 폐기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책(복본)을 몇 권씩 이 공간에 보관할 필요는 없지요. 물론 대부분의 연구 중심 도서관에서는 복본 구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몇 개의 도서관이 모여서 수장고를 운영하는 경우 복본은 피할 수 없는 일인데 책의 종류에 따라 복본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 그 분야를 담당하는 주제 전문 사서들이 세심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ReCAP의 수장고 사진(출처 ReCAP website)

그리고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의 경우 대부분의 연구 중심대학과 큰 공공도서관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도서 목록이 있어 어떤 책을 얼마나 많은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지 쉽게 알 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폐기할 예정인 책들을 얼마나 많은 다른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지 보고 설사 우리 도서관에서 폐기하더라도 다른 도서관을 통해 쉽게 빌려올 수 있는 책인지 살펴봅니다.


그런데 이러한 책에 대한 세심한 고려는 책을 구입할 때부터 이루어집니다. 자신이 맡은 주제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주제 전문 사서들의 역할은 폐기할 책을 선택하는 일뿐만 아니라 구입할 책을 선정할 때부터 중요합니다. 자신이 맡은 주제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각 도서관의 상황에 맞는 장서 개발 정책을 세워 그것에 맞게 책을 구입합니다. 그러니 쉽게 폐기할 수 있는 책은 아예 구입하지 않을 것이고 폐기를 할 때도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서 폐기해도 될 만한 책을 판단하니 미래에 귀중한 자료로 쓰일 책들이 함부로 버려지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연구 도서관에서 사서들이 고민하여 구입한 책들은 대출 회수와 무관하게 그 가치에 따라 폐기와 소장 여부가 결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도서관의 서가에 19세기에 나온 책과 21세기에 나온 책이 나란히 배가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19세기부터 도서관의 한 자리를 차지한 책을 펴보면 예전에 사용하던 도서대출카드가 여전히 딸려 있고 그 기록에 따르면 이 책은 1952 년에 한 번, 그러고 나서 1973 년, 1994년에 한 번씩 대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20년에 한 번씩 대출되는 책이 왜 도서관 서가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 도서관이 연구 도서관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비록 20년마다 한 번씩 대출이 되었고 이 책이 나온 지 200년 가까이 되어 가지만 여전히 연구자들에게는 가치가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1823에 출판된 책과 2013년에 출판된 책이 서가에 같이 보입니다.(프린스턴 대학 도서관에서 촬영)

도서관과 장서의 가치는 숫자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즉, 도서관 장서의 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과연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 그 도서관에서 봉사하는 공동체의 필요성을 충족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야 하고 이 문제는 그 도서관을 이용하는 공동체가 얼마나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역할 수행을 위해 도서관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하는 문제와 연결이 됩니다. 


예를 들면 대학의 구성원들이 대학의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연구와 교육에 얼마나 열심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도서관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라는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여러 조건들을 생각한 후에 도서관의 장서 개발, 소장, 그리고 폐기 문제를 고민해야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문제는 모든 종류의 도서관에 이런 방식이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위의 예는 프린스턴이나 하버드 같은 연구 지원을 위한 도서관의 경우이고 일반적인 공공 도서관에서는 적용할 수도 없고 적용해서도 안 되는 방식입니다. 복본 구입을 최대한 자제하는 연구 중심 도서관과 달리 공공 도서관은 이용자들의 수요가 많은 베스트셀러나 최신 출판 자료를 복본으로 구입하여 좀 더 많은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합니다. 책에 따라서는 수십 권을 구입하기도 하지요. 그렇게 복본으로 구입한 최신 자료들은 시간이 지나면 이용률이 떨어지고 대부분은 도서관의 서가에서 사라지고 한 부 정도만 남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작업이 출판계에 미칠 영향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도서 폐기 정책이나 규정을 하나 만들어서 전국의 모든 도서관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공공 도서관이라고 하더라도 이용자들의 요구가 다르고 봉사하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으니 각 도서관에 맞는 도서 폐기 정책이 필요하고 그것을 제대로 운용할 전문가가 있어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으로 도서관 공간을 이용하면서도 책에 대한 도서관 이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이상적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만 도서관 업계에서는 그런 능력이 있는 사서들을 키워야 하고 도서관을 지원하는 기관에서는 그런 능력자들을 믿고 그들이 맡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서들이 가져야 할 능력 중의 한 가지는 자신들의 폐기 정책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일입니다. 왜 어떤 책들이 폐기되어야 하는지 이해시키는 능력,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불만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이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해서 폐기되는 책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미국에 있는 많은 공공 도서관에서는 싼 가격에 이용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절차를 시작합니다. 도서관에 따라서는 정기적으로 Book Sale을 하기도 하고 항시적으로 운영하는 헌책방을 도서관에 마련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남는 책은 무료로 나누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처리가 되지 않는 책들은 몇몇 업체를 통해 판매하고 그 업체는 도네이션이나 그 외의 방법으로 처리를 하기도 합니다.


도서관을 관리하는 기관에서는 이러한 일들을 도서관과 도서관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그들의 업무가 가능하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사실 미국의 공공 도서관에서 이런 일들이 가능한 이유 중의 하나는 많은 공공 도서관들이 주민들의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도서관 운영위원회를 통해 관리가 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중앙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내려진 정책이 아니라 관장을 비롯한 사서들이 제안한 정책을 도서관에 맞게 도서관 운영위원회에서 승인하고 그에 따라 운영이 되면 훨씬 더 그 도서관을 이용하는 공동체에 맞는 방식으로 폐기 절차가 운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더라도 도서관에서 폐기한 책을 우연한 기회를 통해 입수한 분들 중에는 이렇게 귀중한 책을 왜 폐기하느냐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책들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중요한 책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책을 수집하는 분들이 하시는 말 중에 내 쓰레기가 남들의 보석일 수도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귀중한 책도 있지만 나에게만 귀중한 책도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정말 귀중한 책이 폐기되었다고 생각이 되시면 도서관에 알려주시고 사서들과 이야기해 주십시오. 사서들이라도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들은 아니니 그중에는 실수로 버려진 책들도 있을 것이고 이용하시는 분들의 이런 의견이 도서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의 문제 제기를 통해 도서관도 폐기에 대해 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고 또 이용자들을 설득하는 방법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만 이 글의 제목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예, 도서관에서 책을 버리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일은 도서관을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위해서 하는 일로서 전문 사서들이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진행하는 일입니다. 귀중한 자료를 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 도서관계에서는 전문가들을 길러야 하고 그런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일에 대해서 도서관을 관리하는 행정 기관에서는 믿고 맡겨 두어야 합니다. 책을 버리고 싶어 안달이 난 도서관 사서들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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