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가 Jun 17. 2024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삶이 이렇게 힘겨운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그런 생각이 서글프다.

어머니, 아버지의 얼굴,
아내와 딸, 아들, 그들의 웃음소리,
고마웠던 모든 이들, 친했던 모든 친구들...
나는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가.

아버지들은 그들의 아버지 무덤에서야
비로소 울 수 있다 했던가?
억척스러운 삶, 지고는 못살겠다 했지만,
피해보고, 손해 보고, 망가진 건 오직
나 자신뿐.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세상 살고자 했던 아저씨는,
술만 취하면 세상이 모두 슬픈 단조,
그리하여 눈물의 밤.

삼키는 눈물, 느끼는 미안함, 그 어떤
말들도 혼자 가슴에 묻어두고,

밤하늘 아래, 흐느껴 우는 술잔처럼,
오늘 밤, 나 역시 깊어만 진다.


작가의 이전글 전동차를 치우다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