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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안 Jun 19. 2024

six sense

6월의 편지

안녕하세요. 알록달록 꽃 색깔로 가득하던 세상이 초록으로 가득 찬 6월 중순, 다들 여름을 즐기고 계신가요?

저는 며칠 전 7학기를 마쳤습니다. 여러 일들이 겹치며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제가 다시 일어난 것을 보니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가다 그냥 삐끗한 순간일지 몰라도, 아니라는 직감을 믿어볼까 합니다.


'직감'이라는 단어는 겉으로 볼 땐 직접적이고 단호하게 느껴짐에도 그 어떤 것보다 추상적인 단어라고 생각하는데요.

직감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느낌이 항상 맞는 건 아니니까요. 저만 해도 직감이 온다 확신했던 것들이 희미해지는 경우를 많이 겪었습니다.

(새해 첫날 직감했던 것도 있는데, 그것은 내년 즈음에 언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답을 모르거든요.)


선택을 할 때에 있어서 이 직감은 꽤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어떤 것을 잡거나 놓을 때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김을 알았습니다.

저 또한 비슷한 무언가를 한 번은 잡고, 한 번은 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감이 맞았냐면, 아닌 듯합니다. 그 두 선택이 바뀌었다면 어땠을까 싶었던 때가 있거든요.

그러나 그런 경험을 해보고 깨달았기에 또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같은 상황이 온다면, 좀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겠죠.

여전히 선택의 순간은 걱정으로 가득하겠지만 전보다는 덜 망설일 것입니다.

그게 저에게는 용기입니다.

단지 동화 ‘여우와 신포도’의 여우처럼 그 상황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좀 더 응원하는 것.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 두렵지만 일단 선택하는 것.


얼마 전 김연수 작가와의 만남에 참석하였을 때, 작가님이 그러시더군요.

'매일매일 더 좋은 것을 선택하라. 그럼 마지막에는 제일 좋은 것만 남을 것이다.'

저는 이 말너무나 감명 깊었습니다. 선택에 너무 많은 것을 반영하고 있었구나 싶었거든요. 진정한 선택이 맞았나 돌아봅니다.

우리는 선택의 과정에서 살며 그 사이에서 옳고 그름을 고민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모든 선택이 틀린 적은, 없습니다. 그것들이 모여 가끔은 우연한 일이 만들어지고, 지금의 나 또한 있는 것이니까요. 당장 거울 속 내가 못나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 쌓아온 것들을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직감을 믿고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날 믿기에, 날 사랑하기에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힘든 시기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만 선택하지 않으면 흘러가지 않아요. 시간이 약이 된다지만 어떤 약은 과하게 흡수되고 어떤 약은 노시보 효과인가 싶을 정도로 아무 반응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시간과 함께 흘러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선택을 거친 모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남지만, 그것도 감수할 만한 것을 해낸 것이라고요.


왠지 이 글을 읽으시는 모두가 6월의 남은 날들을 좀 더 즐겁게 보낼 거라는 직감을 느끼며 글을 마무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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