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은 과거를 지우는 일

엄마는 자신의 삶을 사랑했다

by 김바다



엄마의 투병 N 달째, 나는 요새 느낀다.



아, 투병은 과거를 지우는 일이구나.



이제 우리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함께 지워내야 한다.







엄마는 한 직장에 10년을 머물렀다. 나는 그런 엄마에게 작은 상패라도 제작해서 알려 주고 싶었다.


10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당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하지만 엄마는 암 판정을 받고 10년을 다닌 직장에서 도망치듯 퇴사했다. 다른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주말에 시간을 내서 공부하고, 자격증을 땄던 시간이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듯 엄마의 표정이 허탈했다.


지겹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공간이 엄마를 뱉어낸다. 한숨처럼 토해낸 말에



이렇게 그만둘 줄은 몰랐는데....



어떤 위로가 나았을까. 나는 그냥 엄마를 크게 안았다. 마른 등을 손바닥으로 쓸었다. 니트에 보풀이 생길 정도로 마구 쓰다듬었다.


닿을 수 없는 마음을 어루만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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