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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봄 Jul 07. 2023

지금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언제부터인가 한 영화 제목이 계속 떠오른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생각난 김에 검색창에 검색을 해보니 영화는 2007년 개봉작, 심지어 나는 본 적도 없는 영화이다. 그런데 왜 이 영화 제목이 떠오르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목 속에서 나의 숨겨진 심리를 발견한 것 같다. 물론 약간의 단어 변경이 필요한데,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가 아닌 '지금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로 말이다. 


'지금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나는 대학 졸업 이후 계속해서 좋아하는 일,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았다. 문제는 그것이 안정된 직장도 아니고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직장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안정보다는 불안정, 고소득보다는 저소득에 가까웠다. 프리랜서 방송작가의 삶은 생각보다 팍팍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 그때 나는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어떨까? 나는 경력 단절을 뒤로하고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 두 가지 꿈을 위해 노력 중인데, 이번에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불안정, 저소득에 가깝다.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렇게 돈을 못 벌지?' 생각하다가 뼈아픈 깨달음을 얻었다. '어떤 분야에서든 잘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많고 못 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적은 것 아닐까?'라는 깨달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좋아하는 일,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다. 스스로에게 "지금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네. 저는 이 일이 정말 좋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일! 그것이 오늘의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응원한다. 


출처) 그림책 <나는 봉지>, 노인경,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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