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무드 Apr 04. 2024

지금 힘든일이 있다면, 이겨내지 마세요.

인생은 고통의 바다 같아서 흘러가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처음 글로성장연구소에서 주최하는 66 챌린지를 했던 때가 생각난다.

내 글을 온라인에 처음 올리게 된 날이었는데,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의 글을 읽었다. 발가벗은 기분이었고, 학창 시절 강당에 모인 전교생 앞에 서있는 기분이었다. 들키기 싫은 나의 모습을 열어보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챌린지를 하면서 올라오는 제시어에 글감이 마구 떠올랐다. 글 쓰는 게 이렇게 신날줄이야. 하지만 글은 매일 잘 써지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날은 제시어가 맘에 들지 않아 나의 얘기를 풀어놓았다가 어떤 날은 제시어 뒤에 나의 무거운 얘기를 가볍게 풀었다가 어떤 날에는 다시 읽기도 싫은 망친 글을 적었다가.. 하는 날들도 있었다. 그렇게 꾸역꾸역 66일이 끝났고, 완주는 끝이 났다.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여겼던 나는 처음으로 과정이 별로라 결과도 그다지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그 이후 한번 더 챌린지에 참여했지만 30일 정도밖에 글을 쓰지 못했고 한동안 또 나를 가두고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꽤 오랫동안..


작년 9월이었나. 나에게 작은 이슈가 생겼었다. 마음을 어느 곳에도 둘 수 없던 나의 상태는 9월의 계절만큼이나 싱숭생숭했다. 결국 나는 그 마음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강력하게 나를 나락으로 이끄는 시간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9월, 10월, 12월까지 끌려간 마음을 새해가 된 1/1일 벼락치기하듯 수습하고 정리하고 급하게 새해를 맞이했다.


매년 송구영신을 가서 말씀카드를 뽑아 내 가슴에 새기는 행위(?)를 하고는 마음 다잡기에 나섰다. 그렇게 또 1월, 2월, 3월.. 3개월이 걸렸다. 그 이슈를 정리하기까지 말이다. 6개월의 시간, 허송세월을 보내고 교훈을 얻었다. 호기심을 따라가기에 감례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는 것.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 인생의 시계가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 흘러가게 두되 홀려가지는 말 것.


그렇게 정신 차린(?) 나는 마음을 다잡고 조금 늦은 새해계획을 벚꽃이 피고 지고 흩날리기 시작하는 4월에 세우기 시작했다. 시간관리를 도와주는 다이어리를 구매했고, 책을 읽기 시작했고, 나의 하루에 좋은 양분을 주기 시작했다. 매일 감사함을 인증하는 오픈카톡방에 들어가 오늘 하루를 살게 할 수 있음에 감사해하기 시작했고, 옷 짐으로 가득한 작은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과거를 안고 있는 물건들은 1차로 큰 김장봉투에 담아 장기간 보관 후 보고 또 보고 지나가다 한번 더 들춰보고 하다가 이별을 준비한 후 버리기 시작했다. 과거에 나 이거 열심히 했었지. 그래 네가 있어서 내가 이만큼 또 성장했구나 하면서 혼자 물건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버린다. 버리기까지 과정을 누가 들으면 코웃음을 칠지도 모르겠다. 쓰고 있는 나도 내가 귀엽고 웃긴데 말이다. 그렇게 나는 남들은 모르지만 매일 성장하고 성찰하고 변해가고 있었다.


인생은 고통의 바다에 던져진 것이라 이겨내려 하지 말고 함께 흘러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하던가. 2020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는 그때 다시 태어났다. 의미를 부여하자면, 30대가 되었고,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고,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의 삶도 시작했고 인생 최대의 우울감을 느끼고 정신과병원도 가봤다. 그렇게 나는 아이와 같이 다시 태어나 성장 중이다. 훈장은 아니지만 성장의 자격증이었달까. 5년 동안 많은 감정을 다스리고 겪고 흔들려보고 다잡기도 해 보니 알겠다. 내가 많이 여리구나. 나는 나를 꽤 오랜 시간 돌보지 않았구나, 상처가.. 흉터가 많은 나는구나라는 걸 말이다.




I brush my teeth.

That's right!

I spit it up.

I go um- um-

and then i lean forward.

and i pause.

and i tell myself..!

um pretty. bitch!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Jenifer Lewis 영상을 보았다. 틱톡에서도 유명한 영상인데 자존감 높이는 영상으로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봤을 바로 그 영상이다! 아침마다 그녀는 양치를 하고 뱉고, 멈추고 거울을 보고 말한다고 한다. "음, 예쁜 년!"이라고 말이다. 하하. 너무 멋졌다. 그 모습이 따라 하고 싶을 만큼 나에게 좋은 양분이 되었다.


흉터가 많고 상처가 많은 나는 내게 요즘 좋은 양분을 주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다. 좋은 영양제를 선별하고 아낌없이 심어준다. 사람을 만나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만나고 나면 에너지를 많이 쓰는 간헐적 외향+내향인간인 나는 요즘 혼자여도 괜찮다. 나의 무료함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하루를 바쁘게 살고 있고 나쁜 생각을 줄이고 없애기 위해서 정리영상을 보고 실천하며 하루에 해야 할 일 3가지를 정해 꼭 이루려고 한다.


어제는 김규미 작가님의 '사서쌤! 저는 100권이나 읽었어요.' 책의 북토크 강연을 들었는데 규미작가님의 주옥같은 강연이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내가 막연하게 그리고 있던 삶의 표본을 본 느낌이었고, 김규미 작가님의 에너지를 온전히 빨아들여 받아들인 느낌이라 몸이 붕 떠올랐다. '아! 그래 이거다. 그렇지!' 괜찮은 내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의 시선이 아니라 내 주최대로 삶을 굴려야 한다. 관전자가 아닌 필드의 선수가 되어 플레이를 하자. 승패를 정하지 말고 과정과 노력에 초점을 두자.


양육자로써 아이에게도 내가 느낀 양분을 내가 씹어서 삼키게 만들어주지 말고, 내가 엄마의 등을 보고 자랐듯이 내가 느낀 울림 있는 것들을 실천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지금처럼 잘하고 있다. 미래에 내가 이뤄진다는 미래일기에 다시 숨을 불어넣자. 구체적인 성공일정을 만들고 걸어가자. 김창옥 강사에게 메시지를 준 70대 노인의 말처럼 이겨내려 하지 말고 흘러가는 법을 배우자. '이번만 잘 되면, 행복해질 거야'가 아닌 오늘을 살아가자.


나는 오늘도 잘하고 있고 빛이 나고, 멋진 하루를 보내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맹모삼천지교, 맹모십일천지교가 준 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