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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부작용만 생각하면 답이 없다



여전히 스마트폰 없이도 살 수 있기는 하지만 그들에 비해 왠지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 많아집니다.  익숙하던 시장이 파괴되고 사라지고 있으니 살기 어려워진다는 불만도 당연히 제기됩니다.  일상이 바뀌면서 내 일자리에도 위협이 찾아옵니다.  혁명이 번지기 시작한 것이죠.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 펜더믹시절 학습화된 언텍트생활이 정착화되었고, 특히 소비재의 디지털 플랫폼은 빠르게 빠르게 진화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선정(휴대폰(phono)과 지성인(Sapiens)의 합성어)은 현 문명을 제대로 표현하는 용어라 느껴진다.  



이제는 정말 휴대폰이 내 신체의 일부로 느껴진다.  혼자 있어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휴대폰 안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집 아들은 스마트폰 앱 ChatGPT(챗GPT)으로 편리하게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있다.  회화학원을 권하니 대면식 불편함이 싫단다.  기계음이 더 편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더라도 휴대폰은 이제 음성통화나 문자정보는 물론 데이터 통신이 중심이 된 모바일 플랫폼으로써 우리의 일상에 완벽히 정착했음을 실감하고 있다.  



2024년, 영국의 브랜드 가치 평가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에서 조사한 TOP5 브랜드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삼성 순으로 나타난 것만 보더라도 모두 스마트폰과 연관된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대표 기업들이다.  과거 기성세대들에게 익숙한 세계기업이라면 코카콜라, 맥도널드 정도였는데 말이다.  이들이 브랜드 파워에 밀려난 이유는 간단하다.  주소비자층으로 부상한 MZ세대의 생활방식의 변화 때문이다.



생각프로세스는 구글이, 인간관계는 페이스북이, 소비문화는 아마존이, 스마트폰의 설계는 애플이, 그 애플의 얼굴(OLED)과 반도체는 삼성이 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 커넥터가 인류의 손에 붙으면서 전혀 새로운 방식의 삶이 열렸으니까, 말 그대로 문명의 기준점인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저자는 세계를 주름잡는 기업과 포노 사피엔스의 연관관계를 하나의 이미지를 통해 명확히 전달한다.  이미 편리와 효율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과거의 세대로 더 이상 돌아가지 않을 것이 명확해진 것이다.  그러니 이 시대가 변해가는 과정에 맞춰 우리의 상식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끼고 살았던 MZ세대들의 사회진출은 코로나팬더믹을 거치면서 '단절'의 편리함이 기업의 소비재 역할로써 더욱 강화가 되었다.  기존에 통용되었던 제조업 중심의 사고방식은 폐기될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주에 서울 종로에 위치한 '100년 시간여행 놀이터'로 꾸며진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다녀왔다.  그곳엔 불과 30~40십 년 전에 나와 남편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서울 한 복판에서 훌쩍 과거로 날아갔던 그날의 시간은 여러 생각이 교차했었다.


생각해 보면 나와 남편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시대를 모두 경험하는 운 좋은 세대다.  공중전화를 붙들고 연인이 받길 기대하며 혹여 부모님이 전화를 받으시면 어떡할까 부스 안에서 조바심 났던 시절과 스티브 잡스라는 희대의 천재 엔지니어가 만든 휴대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끼고 편리하게 시대를 모두 경험하니 말이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상대와 통화하고 듣고 싶은 음악도 내 폰안에서 해결가능하다.


60~80년대 부잣집 상징으로 중심에 놓인 전화기와 안방풍경


당대 인기 최고 아이돌이었던 DJ 음악다방


이미 전 세계 50퍼센트 인구가 디지털 소비 문명을 즐기고 있고, 세계 유수 경제 주간지들은 2020년 이후에는 인구의 80퍼센트 이상이 스마트폰을 소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이는 시장이 아닌 인터넷에서 영토 다툼을 벌이는 모바일 산업시장은 미래의 가장 거대한 시장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저자는 이미 편리성과 효율성 중독에 빠진 소비자들의 안목을 무시한 채 한국의 경제 이슈를 다루는 언론에 대해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미 소비자들은 유튜브나 아마존등 디지털 소비 문명을 한껏 즐기고 있는데, 여전히 정치권은 대기업 및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권익 다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는 4차 산업혁명시대라 외치면서 구체적인 방안은 뜬구름 잡기로 원론적인 말만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이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왔는지, 기존의 소비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조목조목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좋았다.   포노사피엔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떤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를 잡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현명한 MZ세대들을 자발적 선택을 한다.  새로운 문명을 경험한 그들은 그전의 경험을 순식간에 백지화하고 신문명으로 옮겨갈 뿐이다.  과거의 경험은 인정하되 답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들은 편리와 재미, 경험을 우선시한다.  부모세대들은 그들의 부작용만을 걱정하지 말고 그들의 새로운 방향에 무엇이 있는지 발견할 필요가 있다.  



무의식적으로 부작용이 떠오를 때마다 그만큼의 혁신성은 뭐가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 상식의 기준이 디지털 문명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1인 크리에이터가 꿈이라는 아이, 프로게이머로 성공하겠다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난감합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의 문명 기준으로 보자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닙니다.  옛날 같으면 9시 뉴스 앵커가 되겠다, 프로 바둑기사가 되겠다고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부작용'을 '혁신성'으로 바꿔 봐야 합니다.


1980년대 이후 세대인 밀레니얼세대는 어려서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 문명에 대해 정체성을 확립한 세대입니다. 그들은 메신저앱으로 대화할 때의 예의범절, 말투, 유행어를 모두 뇌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의 50대는 갖지 못한 것이죠.




인류 문명의 표준이 바뀌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선택이 아니고 운명이다.  편리함과 효율성을 갖추지 않으면 버림받는 시장인 것이다.  즉, 포노 사피엔스의 시각에서 혁신을 받아들여야 살 수 있다.  생존문제가 된 것이다.




<포토 사피엔스 / 최재붕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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