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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 Feb 24. 2024

살아있는 세상으로 조금씩 다가설 것.

다시 삶 속으로


언제부터 혼자 지내는 날이 많았다. 

사람들 속에서 못 마땅할 때가 많았다. 

누구는 무례하고, 어떤 이는 불편했다.

차라리 유튜브 속 연사의 좋은 말을 듣고 있던 시간 속에 내 귀가 더 순해졌다.  

   

나는 차라리 날마다 혼자가 되었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책을 읽었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벽을 쌓고 세상과 나는 다른 존재라는 오만함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왔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곁에 사람이 없었다.

나답게 살겠다고,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당신과는 함께 함께 할 수 없다고.

고고하게 살아가던 시간 속에 문득 깨달았다.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한 친구에게만큼은 깊은 속내를 응큼스레 털어내고 있었는데

그러다 결국 너무 많은 것을 그 친구에게 의지해 버렸다.

어느새 친구는 나의 길잡이가 되어 나는 그이가 없으면

무언갈 선택하는 것도 힘든 모양새가 되었다.      

친구는 강요하지 않았는데.

친구가 일컫는 길이 내 길이라고 생각했다. 


내 삶의 지반이 단단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가 선택한 길을 걷는 것에 대해 두려웠나 보다.

오롯한 나의 선택으로 인한 실패가 싫었던 게다.     



이제 마흔 하고도 하나.



나는 더 이상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혼자가 괜찮다고. 다독이는 것도 진절머리가 났다.

상처받기 싫다고 피하고만 사는 오늘이 지겨워졌다. 

어차피 혼자만의 굴레 속에서 수없이 담금질했던 시간도 고통이 가득한데

사람들 속에 녹아나는 삶 속 통증도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다 똑같다면 다른 선택지에서 잃을 건 또 뭘까.     


다시 세상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다만,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인위적인 행동은 최대한으로 버리고자 한다. 

상처를 받으면 받는 대로, 무언가를 잃으면 잃는 대로.

그래도 더부 사는 시간 속에 긍정의 씨앗 하나쯤은 숨겨져 있을 터이니.


다시 작은 용기를 내어 보기로 했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진 않아.


나만의 성 속에 숨어 무해하게 살고 싶진 않아.

그 무해함이 나를 더 유해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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