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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샘 Dec 30. 2023

한국어 강사의 하루 05

콘텐츠 강화 수업을 위하여

이번 학기의 목표는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이다.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콘텐츠들을 모두 꺼내 다 사용하면서 학생들과 활동을 해보는 것이 목표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얼마만큼인지 잘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교사들의 블로그를 통해 얻은 정보를 활용해 수업에 하나씩 적용해 볼까 한다. 


먼저 패들렛이다. 담벼락 스타일로 포스트잇처럼 글을 붙이면서 목표 문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단 수업을 통해 기본 문법 문형을 익히고 이것을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으로 문장을 만들어 올리면 교사가 그것의 쓰임과 맥락상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용도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교사가 그것을 활용한 문장과 관계있는 사진을 올려 예를 제시하여 학습자들이 따라 하기 쉽게 한다. 처음 시도해 보았는데 학생들이 이것을 따라 꽤 멋진 사진과 글들을 올려 나를 감동시켰다. 외국인 학습자들이 성인이고 단지 한국말만 못 할 뿐이라는 사실을 또 잊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로 수업 말미에 활동하는데 쉬는 시간까지 열심히 학생도 있어 위로가 된다. 재미있기는 한가 보다 뭐 이런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거 선생님이 샀어요?" 이런 질문을 하는 학생도 있다. 우리는 강사이지만 학교 계정이 없다. 학교 계정이 있으면 교사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꽤 있는데 거기에도 우리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래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고 만약 이것들을 이용하려면 개인적으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각각의 콘텐츠를 모두 결재하면 꽤 부담이 크다. 그리고 몇 개의 것만 사면 되는 게 아니라 다 각각의 장점과 활용도가 달라 '이것만 있으면 돼' 하는 것도 지금은 없다. 그래서 몇 개의 것을 선택해서 개인적으로 구매하고 있다.



두 번째 사용하고 있는 것은 워드월이다. 어휘 퀴즈 게임인데 그림과 단어를 연결해서 활동을 만들어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온라인 콘텐츠 학회에서도 언급이 된 것으로 간단하게 만들어 사용해 볼 수 있다. 퀴즈앤도 있고 멘티미터도 있지만 나는 이것을 처음 사용해서 그런지 이게 편하다. 하지만 그림이나 자료가 너무 한정적이라서 애매한 그림 자료들이 많고 화질이 썩 좋지는 않다. 수업 끝날 때 만들어 올려 어휘 암기 체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른 콘텐츠와 교차로 사용하고 있다. 이게 자료와 시스템이 좀 더 개선되면 어휘 수업은 이걸로만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퀴즈의 형태와 바탕 테마를 수시로 바꿔 사용할 수 있어 같은 내용으로 여러 번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효과음이 있어 수업이 지루할 때쯤 꺼내어 일부러 하기도 한다. 타잔이나 수족관 바탕으로 하면 뭔가 새로운 활동이 다시 만들어진 느낌이 있어 새롭다.



세 번째는 캔바 동영상이다. 캔바에는 다양한 그림 자료와 폰트가 내장되어 있어 자료를 만들기에 아주 좋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유료 결제를 해 오고 있다. 한국어로 검색하는 것보다 영어로 검색해야 더 좋은 자료가 나오기는 하지만 예전보다 한국어 검색이 좋아져서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자료들은 한정적인 게 아쉽기는 하지만 스토리를 구성해서 여러 요소들을 넣으면 무엇을 의도하는지는 연출할 수 있다. 2년 정도 사용해 오고 있는데 결재할 가치가 충분하다. 게다가 유튜브 영상 제작은 거의 이것으로 하고 있어 나에게는 필수템이라 할 수 있다. 요즘도 꾸준히 작업을 하고 저장하고 있다. 공지 사항이나 시험 공지 등 모두 여기 포스터 표지를 사용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캔바에 마땅한 음악이 없어 새로 알게 된 음원 사이트에서 한 곡을 구매해서 퀴즈를 만들었는데 확실히 다른 음악을 넣으니 퀴즈도 생동감이 느껴져 가끔씩 구매할까 생각 중이다. 점점 확장하다 보면 언젠가 이러한 자료들이 구축되어 나의 한국어 수업이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슬라이도, 티쳐메이드 등도 사용해 보았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도 하고 하고 있는 것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려 포기했다. 교사용 콘텐츠로 다 가능한 무언가가 나오면 그거 하나만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 같기는 하다. 코로나의 종식으로 온라인 수업은 끝났지만 내가 하려는 수업이 온라인 수업이기에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찾고 기획하고 실행해 보는데 코로나 시절보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활용도가 낮아져서 그런지 실제 사람들의 관심도 없어져서 다양하게 검색되지는 않는다.


스스로의 경쟁력은 오랜 시간 구축해 온 무언가가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오늘도 수업을 위해 퀴즈를 만들고 활용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언젠가 이렇게 보낸 시간들이 보상받지는 않을까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오늘도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이런 콘텐츠를 활용해 보고 가장 적합한 것만을 강화하여 다음 학기에 좀 더 전문성 있는 자료로 만드는 게 목표이다. 효과가 있든 없든 시도하는 학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나이가 더 들어 나서서 수업하는 것보다 온라인상 캐릭터로 수업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기 때문에 이런 지속적인 노력은 계속하려고 한다.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올리는 게 여의치 않아 늦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만 생활인으로 살면서 전업이 우선됨을 궁색한 변명으로 대신한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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