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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샘 Aug 02. 2024

욕심이 과했다.

의지는 다른 문제

의지와 실행은 다른 문제이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이것저것 신청했지만 결국은 포기다. 맘만 먹으면 다 하던 젊은 시절과는 다르다. 아침 우연히 유퀴즈를 보면서 구글 퇴사한 그분의 도전기를 듣고 있으니 나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곳은 미국이고 여긴 한국이 아닌가?


기회가 많지 않은 곳에서는 힘들다는 현실을 금방 자각했다. 골반이 너무 아파 병원을 갔더니 비구이형성증이란다! 비구가 성장을 멈춰 골반 비구를 잡지 못하고 하중을 견디지 못해 절뚝거리는 지경까지 왔다고.

늘 다리의 피로도를 달고 사는 직업군을 했기에 그냥 피곤한가 보다 생각했는데 젊은 시절 사진만 찍어봤어도 알 수 있는 상황인데 지금은 수술도 안 된다고 한다.


그날은 하루 종일 우울했고 힘들었다. 먼저 더 할 수 있는 운동이 없다는 것, 벌려놓은 일을 마무리 못한다는 불안감이 하루 내내 나를 힘들게 했다. 이제 도전은 힘들 수도 있겠다 뭐 그런 생각이 힘들었다. 물론, 이런 불치병 하나쯤은 모두 가지고 살기에 약과 진통제로 연명하면 되고 같이 평생 가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손가락, 무릎, 골반까지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별 해 볼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내가 무엇을 더 알아볼 수도 없다는 게 힘들다.


그것도 모르고 요가와 필라테스를 했고 양반 다리를 했고 스쿼트를 했다. 이 모든 게 안 되는 운동이었다는 것을 그날 알고 어쩐지,,, 이제 나는 수영과 실내 자전거, 그리고 평지 걷기밖에 할 수 없으며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도 허리에 문제, 오래 서 있는 것은 다리에 하중 이렇게 되어 버렸다. 즉 무리하면 안 되고 아껴 써야 할 지경이 되었다. 논문을 쓰면서 일어나지 않고 다섯 시간씩 책상에 있던 시절, 그때는 이리될 줄 몰랐다.알았더라면 좀 더 천천히 조심히 나를 관리했을 텐데 이런 후회를 해본다.


이런 나의 개인사와 관계없이 나의 일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학교의 커리큘럼이 좋아, 보면서 행하면서 느끼는 자부심도 생겼고 이 일이 열린 마음으로 해야 더 성장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학습자들의 눈을 보면 이해를 하고 있는지 여전히 모르는지 파악하며 여유 있게 리드할 수 있는 경력이 생겼다. 초보 시절 나의 강의를 하였다면 이제는 학습자의 강의를 하려고 노력하는 정도 그것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학습자를 차별하지 않으며 국적에 따른 다름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모두 같은 반 학생으로 같이 갈 수 있도록 리드하는 교사가 되어가고 있다. 실제 공부를 잘하던 못하던 나에게는 모든 어여쁜 학생이고 실제 그렇게 느낀다. 그냥 나의 아들, 딸 같다는 느낌 내가 저들의 부모님이라면 얼마나 걱정이 많을지를 알기에 좀 더 노력해 보는 태도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정을 주고 헤어질 때 울기도 했지만 이제는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 기쁘고 즐겁다. 그래서 산뜻한 이별을 또 준비하고 있다. 어떤 이별이 행복하냐고 반문하겠지만 나는 성장해서 떠나가는 이별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도 감정을 다르게 해석하는 혼자만의 치유법이 생겨 이제는 예전처럼 마음이 힘들지는 않다.


요즘은 이미지 생성 툴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어는 뒷전이다. 다 할 수 있는 역량이 되지 않음이 애석하지만 신은 나에게 단순함을 주셔서 이를 어찌할 수 없다. 인공지능으로 삽화를 그리고 수업 참고 자료를 만들고 있다. 만약 한 교재라면 나는 이미 5급까지 구축했을 수도 있지만 이 학교 저 학교 모두 달라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중요한 문법만을 따로 만들까 고민 중이다.


앞으로  쳇 gpt를 사용하는 사람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뉠 것 같다. 즉 정보와 생산성 도구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는 사람은 성과 내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있을 때 조금씩 연습 중이다. 리드는 못하지만 뒤처지고 싶지는 않다. 단순히 에듀테크 앱을 활용하는 정도가 아닌 나의 수업 준비에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를 찾아 활용하는 게 나의 목표이다.


날이 더워 좀 지친 것 같지만 이내 다시 파이팅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더운 여름 모두들 파이팅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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