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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꿈 Sep 26. 2023

키우기 쉬운 아기는 따로 있는가

아기 쉽게 키우는 법

흔히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나는 정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정답을 알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알게 되더라도 그대로 이행하기가 어렵게 느껴져서 포기할 때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로 위안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와 배우자는 육아 관련 서적 및 영상, 논문을 많이 찾아보았다(지금도 그러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남편이 내게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육아와 관련하여 최소한 대학교 교양수업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내 생각도 그렇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에도 기본적인 것에 대해 공부를 하는데, 육아와 관련해서는 그 이상으로 공부를 하고 대비해야 한다. 특히 육아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어 그 시기를 놓치면 가르치기 힘든 것들이 생긴다. 따라서 정말 미리 공부하고 대비해야 한다.  


우리 아기는 9개월에 접어들었다. 세끼 이유식, 그리고 그 사이에 모유수유 및 간식을 먹고 저녁에는 7-8시쯤 잠들어서 그다음 날 6-7시에 기상한다. 최근 아기를 낳은 지인과 통화를 하다가 우리 아기만큼 잘 자주고 잘 먹어주는 아기가 보기 드물다는 얘기를 들었다. 의례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내 주변에도 잘 먹지 않거나, 새벽에 잠을 깬다거나, 밤늦게 자는 아기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우리 아기가 특히 순하고 말을 잘 들어줘서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이 가능한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수면과 관련하여는 생후 2주부터 밤낮 구분을 해주기 위해 모든 공간에 간접조명을 설치했다(방마다 스탠드를 설치했다). 낮이 되면 커튼을 걷어 햇볕을 받게 해 주고, 해가 질 무렵이면 커튼을 치고 스탠드를 낮은 조도로 켰다. 수면의식은  그저 자기 전에 목욕을 하고 막수를 하고 (현재는 이도 닦고) 재우고 있다. 잠은 아기가 졸린 시그널을 보낼 때 눕혀서 재웠다. 안아서 재운 뒤에 내려놓은 적은 없다. 수유 중 잠들거나 이동 중 안겨서 잠들었다면 깨워서 다시 눕혔다(그래도 이어서 잘 잠들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졸리면 눈을 비비고는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잠이 든다. 수면 중 울더라도 달려가서 안아 들지 않았다. 입면 중 울 수도 있고, 잠결에 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기가 진짜로 깨서 부모를 찾는 것인지 또는 졸린 상태에서 칭얼거리는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새벽에 깨었을 때 수유를 하면 아기는 그것이 습관이 된다. 마치 야식이 습관이 되는 어른처럼 말이다. 따라서 일정 개월수가 지난 이후부터는 새벽에 깨도 아예 달래주지 않거나, 조금 달래고 다시 눕혔다. 그러자 중간에 깨더라도 스스로 달래며 다시 잠을 이어갔고, 쉽게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식사와 관련하여는 아기가 원할 때 먹을 수 있고,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는 모유수유를 하였다. 동시에 아침, 점심, 저녁식사에 같이 참여시켰다. 생후 1-2개월부터 어른들의 식사시간에 깨어있다면, 같이 참여시켰다. 이유식을 할 때에도 먼저 아기를 먹이고, 간단한 핑거푸드(소량의 과일, 또는 아기가 좋아하는 야채(우리 아기는 당근, 파프리카를 좋아한다.))을 제공하여 어른들의 식사시간에 자기도 같이 참여하여 스스로 간식을 먹게 하였다. 지금은 자기 주도 이유식을 하고 있어서 식사시간을 동일하게 맞추어 같이 식사를 하고 있다. 먼저 먹더라도 절대 식사자리를 이탈하게 해주지 않았고, 어른들의 식사를 기다리게 하였다. 반대도 마찬가지로, 어른들이 먼저 먹더라도 아기를 기다려 주었다. 지금은 당연한 듯 식사를 같이 하고 아기는 먼저 식사를 마쳤다면 어른들의 식사를 구경한다.


우리가 특별한 육아방법을 사용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육아방법이고, 이대로 아기를 키워본 사람들이 만족하는 육아방법이었다. 그리고 현재 나와 배우자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 조금만 공부하고 마음을 다잡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육아방법이다. 다만 일관되게 적용해야 하며, 특별한 이유가 없이 그때그때 다르게 행동해서 아기에게 혼란을 주면 안 된다. 쉽게 아기를 키우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그때그때 벼락치기를 하고 인터넷에 문의글을 올리기보다는 미리 공부하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도서, 영상, 그리고 논문 등을 참고하여 그대로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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