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꿈 Jun 03. 2024

둘째가 찾아왔다

우리의 첫사랑, 그리고 두 번째 사랑

2주째 매일 미열이 났다. 임신 초기 증상 중 미열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계획하자마자 둘쨰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 못했기 때문에 처음엔 내과를 갔다. 그러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산부인과를 갔더니 글쎄 둘쨰가 생겼다고 한다. 행복한 마음도 잠시, 잘할 수 있을까 싶은 나약한 마음도 조금 들었다. 그런데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첫 아이가 내게 준 자신감이다. 아기를 양육하는 것은 흔히 인터넷에서 접하는 것처럼 어렵고 힘든 일 만은 아니었다. 회사만 다닐 때에는 큰 소리로 웃을 일 없던 날도 많았는데, 아이가 생기고서는 집안에 웃음이 멈추는 날이 없었다. 아기는 늘 밝은 에너지를 뽐내는 존재이기에, 그 존재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쉽게 힘을 얻고는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아직은 서툴지만 하루하루 더 나아지는 마법 같은 존재 곁에서 나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돌이 지나고 자기 의사표현이 더 확실해지면서 아기는 조금(많이) 떼를 쓰기도 하지만 이 또한 아기가 세상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제 아기는 먼저 장난도 많이 치고 엉뚱한 행동도, 베푸는 행동들도 한다. 일 년 전에는 누워만 있던 아기가 이렇게 크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아이가 주는 행복을 알기에 둘째가 온다는 것이 많이 기다려진다. 그 아기는 어떤 엉뚱한 행동으로 우리를 놀라게 해 줄 것이며, 어떤 웃음소리로 깔깔 웃을까. 어떤 표정으로 장난을 칠지 너무 기다려진다. 그때에는 첫째가 지금보다 커서 동생을 같이 봐주는 것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다. 나의 첫사랑인 첫아기가 둘째 아기와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벌써 가슴이 조금 벅차오른다. 우리 둘째 아기는 얼마나 행복을 우리 가족에게 가져오게 될까. 성별도, 외모도, 성격도 모든 없고 궁금하기만 요즘이다. 


아기를 키우는 것은 쉽지는 않다. 두 명을 키우는 것은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처음 느껴보는 행복이 함께해서인지 힘들지 않았다. 둘을 키우는 것도 왠지 그럴 같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힘들겠지만 우리 가족에게 행복이 찾아올 것만 같다. 

작가의 이전글 제주도 여행 기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