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사랑, 그리고 두 번째 사랑
2주째 매일 미열이 났다. 임신 초기 증상 중 미열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계획하자마자 둘쨰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 못했기 때문에 처음엔 내과를 갔다. 그러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산부인과를 갔더니 글쎄 둘쨰가 생겼다고 한다. 행복한 마음도 잠시, 잘할 수 있을까 싶은 나약한 마음도 조금 들었다. 그런데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첫 아이가 내게 준 자신감이다. 아기를 양육하는 것은 흔히 인터넷에서 접하는 것처럼 어렵고 힘든 일 만은 아니었다. 회사만 다닐 때에는 큰 소리로 웃을 일 없던 날도 많았는데, 아이가 생기고서는 집안에 웃음이 멈추는 날이 없었다. 아기는 늘 밝은 에너지를 뽐내는 존재이기에, 그 존재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쉽게 힘을 얻고는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아직은 서툴지만 하루하루 더 나아지는 마법 같은 존재 곁에서 나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돌이 지나고 자기 의사표현이 더 확실해지면서 아기는 조금(많이) 떼를 쓰기도 하지만 이 또한 아기가 세상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제 아기는 먼저 장난도 많이 치고 엉뚱한 행동도, 베푸는 행동들도 한다. 일 년 전에는 누워만 있던 아기가 이렇게 크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아이가 주는 행복을 알기에 둘째가 온다는 것이 많이 기다려진다. 그 아기는 어떤 엉뚱한 행동으로 우리를 놀라게 해 줄 것이며, 어떤 웃음소리로 깔깔 웃을까. 어떤 표정으로 장난을 칠지 너무 기다려진다. 또 그때에는 첫째가 지금보다 더 커서 동생을 같이 봐주는 것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다. 나의 첫사랑인 첫아기가 둘째 아기와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벌써 가슴이 조금 벅차오른다. 우리 둘째 아기는 또 얼마나 큰 행복을 우리 가족에게 가져오게 될까. 성별도, 외모도, 성격도 모든 게 알 수 없고 궁금하기만 한 요즘이다.
아기를 키우는 것은 쉽지는 않다. 두 명을 키우는 것은 더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처음 느껴보는 행복이 함께해서인지 힘들지 않았다. 둘을 키우는 것도 왠지 그럴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힘들겠지만 우리 가족에게 더 큰 행복이 찾아올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