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꿈 Jun 29. 2024

결혼에 대한 생각들

과거의 나에게, 또 나와 같은 이들에게

요즘 결혼식이 참 많다. 정말 친한 친구도 최근에 결혼을 했다. 축사를 준비하며 처음엔 이것저것 적어보았지만 정해진 시간이 있어 많이 요약했다. 그때 했던 생각들을 여기 담아보려 한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누군가의 결혼식을 갈 때 별다른 생각 없이 갔었다. 인생을 함께 할 사람은 어떻게 정한 걸까? 정도의 물음을 갖고 참석했던 것 같다. 결혼을 하고 나서부터는 진심으로 인생의 반려를 찾은 행운에 대해 축하하는 마음을 갖고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기를 갖고 나서는 더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는 요즘 세대가 결혼을 안 하거나 늦게 하기 때문이다. 막상 결혼을 하고 나서 아기를 아예 안 낳는 부부는 통계적으로 큰 비율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왜 결혼을 안 하거나 미루는 것일까. 감히 말하자면 결혼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을 만날 자신, 좋은 곳에서 결혼을 하고 화려한 신혼여행을 갈 자신, 좋은 조건에서 시작할 자신, 또 이후 아기를 갖게 되었을 때 든든한 지원을 할 자신, 본인의 노후를 생각할 자신 등등... 이러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결혼부터 시작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향후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는 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어떤 길이든 참 쉽지가 않다.


결혼 후 얻는 것들에 대한 것들은 너무나도 추상적인 것들 뿐이라 당장 보이는 손해(금전적 손실, 자유의 속박(?) 등)만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손해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를 함께 보내며 나의 작은 일상을 궁금해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정말 하찮아 보이는 속상한 일에도 같이 울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나의 못난 점도 멋있다고 해주는, 나보나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매일매일 쳇바퀴 같은 지친 하루, 그렇지만 누가 보기에는 평범한 하루여도 고생했다고 토닥여주며 같이 웃어넘길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 데에 큰 힘을 주는 일이다.

앞서 말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견디면 견딜만하다. 나의 미래에 모든 것이 불명확하더라도 상대방만은 함께 있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어느 정도 안정을 준다. (물론 부정적으로 보면 이혼도 할 수 있다고 찬물을 끼얹는 사람도 있겠지만, 세상살이 다 알 수가 없다. 결혼을 시작하는 부부들에게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이는 금전적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도, 자랑할 수도 없는 것들이라 그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것 같다. 그러나 누구에게 보여줄 필요도 자랑할 필요도 없다. 둘만 몰래 알고 있으면 된다.


아기와 함께하는 것도 참 행복한 일들이 많은데, 삶에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이라 표현하기가 어렵다. 아이의 엉뚱함에 하루가 즐거워지고, 내가 준 사랑을 더 크게 돌려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평온하게 잠든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이 모든 고민이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정말 신기한 존재여서 다들 너무 두려워말고 경험해 보면 좋겠다.

 

결혼이라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이유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앞으로 서로가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사랑과 자신감을 갖고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반짝이고 멋진 일이다.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친구를 축하하며, 그리고 앞으로 결혼을 할 친구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으며 글을 마친다.




작가의 이전글 둘째가 찾아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