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아 Apr 01. 2024

주 4일제 직장 퇴사하고 카페 알바하기

아침 7시.

졸린 눈을 부여잡고 인공눈물을 넣어 억지로 눈을 떠 보인다.

머리를 질끈 묶고 선크림만 찹찹 바르고 점심으로 먹을 간단한 끼니와 카페 키를 챙기고 버스를 탄다.

매일 1시간 20분을 지하철 환승하며 다니던 출근길에서 버스 20분으로 한 번에 가는 출근길이다.


오픈 근무는 멈춰있던 무언가를 시작하게 만드는 점이 좋다.

들여놨던 테이블을 밖으로 꺼내고 조명과 포스기 스위치를 켜고 노래를 가득 재생한다.

멈춰 있던 카페 공기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카페 앞을 빗자루로 쓸고 테이블을 닦으면 서서히 정신이 맑아진다.


컴퓨터 앞에 앉아 머리를 쓰는 일이 아닌

몸을 움직이고 불특정 다수를 만나는 일이 하고 싶었고

그렇게 퇴사 후 전혀 계획에도 없던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무업 기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불안하기도 하고 내가 요즘 뉴스에서 말하는 '프리터족'인가 싶지만

곁에 있기만 해도 싫은 사람과 하기 싫은 일을 했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

인생에서 잠깐 샛길로 빠질 수 있는 거니까.

삶의 애환이 묻은 진지한 다큐가 아닌 나름의 교훈은 있는 우당탕탕 시트콤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작가의 이전글 쓰레기 같았던 뉴욕의 크리스마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