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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결한 플레이 Oct 19. 2023

성장호르몬의 이해

성장호르몬 어디까지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성장호르몬의 발견과 관련된 재미있는 역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성장 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며 단백질의 합성, 세포 크기와 개수를 증가를 통한 신체 성장에 깊이 관여합니다.

실제 인체의 성장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IGF-1이라고 하는 ‘인슐린-유사 성장 인자’이지만 IGF-1의 성장 메커니즘이 지금과 같이 밝혀지지 못했던 과거에는 성장호르몬이 인체를 직접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으로 보고 ‘성장호르몬’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성장호르몬의 분비는 생애 발달 주기에 따라 분비량이 달라지며, 청소년 시기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 특성을 보입니다.

어린 시기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청소년기에 급격하게 상승하여 신체적 성장을 유도합니다.

청소년기를 성장을 위한 기회의 창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2세부터 2차 성징 전까지는 연간 5~6cm 성장하고, 2차 성징 이후에는 연간 7~12cm까지 성장합니다.


우리 대부분이 알고 있듯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정말 많습니다.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 전반적인 건강 상태, 안정적인 심리상태, 적절한 운동 등 많은 요인이 성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호르몬 분비 역시 성장호르몬이 대표적이지만 수많은 호르몬이 성장 과정에 관여합니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포함하여, 부신피질자극호르몬, 황체형성호르몬, 난포자극호르몬 등이 성장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세기 이전에는 사회적, 문화적 영향으로 인해 인간의 키는 정해진 운명으로 받아 들여졌습니다.

키가 극단적으로 크거나 작은 것은 신의 저주라고 생각했고, 인간이라기보다 신기한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비정상적으로 생각했던 거인증, 왜소증을 사진 사람들에 대한 의학적인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시작인 거인증, 왜소증 환자의 사체를 해부하며 시작됩니다. 

연구자들은 거인증 환자 사체를 해부한 결과 뇌하수체의 크기가 정상인과 달리 크게 비대해져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뇌하수체의 어떤 물질이 키가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가설이 제기되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던 중 하버드대학교 외과학 교수였던 신경외과학자 하비 쿠싱(Harvey cushing)이 수술 때마다 잘라서 보관하던 뇌 샘플을 연구하던 중 거인증을 가진 사람들의 뇌하수체에서 어떤 물질이 많이 분비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특이성을 가진 물질이 말단 비대증, 거인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표하며, 성장호르몬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치료를 받은 환자가 수개월 후부터 원인불명의 무력감과 허약감, 환각, 감정장애 등의 문제가 겪다가 사망에 이르렀고, 사체를 부검한 결과 뇌에 많은 구멍이 생긴 현상을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광우병으로 잘 알려진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입니다.

대대적으로 원인을 조사한 결과 성장호르몬을 분리했던 뇌하수체에서 크로이츠펠트 야콤병을 야기하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발견되었고, 이것이 사망의 주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총 사망자는 26명에 달했습니다.


사체의 뇌하수체에서 분리한 성장호르몬은 순수하게 정제하기 어렵다는 안정성 논란으로 성장호르몬은 사체에서 분리하는 방식이 아닌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만들어내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집니다.

1972년에서야 성장호르몬의 정확한 생화학적 구조가 밝혀졌고, 1981년에 미국의 Genentech에서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성장호르몬을 합성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실험실 수준의 합성으로 인해 대규모 생산은 어려웠습니다.


오늘날에는 대장균에 성장호르몬의 DNA 구조를 삽입하여 복제하는 플라스미드 방식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균은 세포질에 염색체와 다른 별도의 유전 정보를 갖는 ‘플라스미드'라는 고리 모양의 DNA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다른 세균의 몸 안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의 유전자 하나를 꺼내와서 대장균에서 꺼낸 플라스미드에 끼워 넣을 수 있습니다.

이 플라스미드를 대장균에 집어넣으면 이 대장균은 자기 몸 안에 있는 사람의 유전자 정보를 토대로 인간 몸 안에서만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합성하는 것이 아닌, 성장호르몬 요법에 사용되는 주사제 등은 모두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굉장히 안전한 방식입니다.



대장균을 이용한 성장호르몬의 합성 (Reference : https://khanacademy.org)



이러한 성장호르몬은 성장 외의 대사과정에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혈당 수치의 증가, 혈액 내 지방산 수치의 증가, 그리고 인슐린의 피드백에 관여하며, 특히 혈당량 조절과 매우 큰 상관성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단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게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와 깊이 연관성이 있습니다.

단 음식을 꾸준하게 먹게 되면 혈당 수치가 올라가고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못합니다.


반대로 성장호르몬 요법을 통해 체내 농도를 높게 유지하면 성장호르몬의 인슐린 저항 효과로 인해 혈당이 쉽게 떨어지지 못합니다. 발병률이 높지는 않지만,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없는 아이가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차후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미국 소아 11,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성장 호르몬 치료를 받은 소아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유발되는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8.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위험성이 잘 알려져 병원이나 성장 클리닉을 통해 치료를 받을 경우,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혈당을 관리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성장호르몬, 그리고 개인적인 상황에 의해 추가로 투입할 수도 있는 성장호르몬

제대로 알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바람입니다.


재미있는 성장호르몬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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