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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바람

언니에게ㅡ 이젠 보낼 수 없는 편지

by 장하늘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덕분에 에어컨을

안틀고 자도돼.


이번여름은

정말이지 싫어.

언니가 세상에서

사라진 계절이고.

언니를 썪힌 더위니까


이틀동안 저녁약을 안먹었어.

왜?냐고?

약을 안먹었어도

잤거든.

한번씩 깼었는데

그냥 또 잤어.

그래서 안먹었어.


그런데

점심약은 꼭 먹어.

뭐 빼먹고싶어도

점심약을 늦게먹으면

무척 힘들어지거든.

이렇게 난 정신과약에

의존하게되는걸까?


시시때때로

언니생각을 해.

그런데

매번 악몽같아.


그래서

이 지긋지긋한

꿈에서 깨고싶어.


사는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었는데,

요즘은

힘들기만해.

아프고,

재미도없고

화가나.


억장이 무너진다는게

무슨말인지 알것같아.


지금 불어오는

바람에

나쁜 생각이

쓸려가면 좋겠어.

더위를 몰아내듯

내 머릿속어지러운

생각들도

흩어지면 좋겠어.


언니가

돌아오면 좋겠어.

언니가

살아만 있으면 좋겠어.

그것만 되면

좋겠어.


선선한 바람이 불어. 언니.

언니에게도

이 바람이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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