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법원과 공단을 지나, 예쁜 길

하루하루의 의미 4월

by 장하늘

4월 13일: 법원과 공단을 지나, 예쁜 길과 따뜻한 식사 사이로 하루를 건넌 날
– 하루하루의 의미 프로젝트 13/30, 103/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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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10시쯤 집을 나섰다.
오늘은 아들과 함께
회사 일을 보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법원에 들렀다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가서
볼일을 마쳤다.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처리하고 나면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마음 한쪽이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 있다.
사는 일은 결국
이렇게 자잘하고 구체적인 일들을
제때 해내는 데서 버텨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뒤에는 엄마네로 갔다.
인터넷이 안 돼서
신규 신청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다 같이 헤이리에 있는 음식점으로 향했다.

가는 길이 참 예뻤다.
길도 예쁘고,
음식점 풍경도 예뻤다.
예쁜 곳에 가면
사람 마음이 꼭 환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잠깐은
삶의 표면이 조금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있다.

식사는 아주 맛있고 배부르게 했다.
코다리찜 위에 돼지갈비가 올라간 음식이었는데
그 조합이 생각보다 잘 어울렸고
맛도 좋았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앉아 있으면
복잡한 생각도 잠깐은 뒤로 물러난다.
그래서 식사 시간은
배를 채우는 것 이상으로
하루의 숨을 고르게 해 주는 시간 같기도 하다.

엄마네 집 근처로 돌아오는 길에는
인터넷도 신청하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했다.
아들은 들어가고
나는 병원에 가서 약을 타서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는
블로그를 하고,
저녁을 차려주고,
석이는 출근하고,
나는 고구마를 삶고,
그리고 다시 블로그를 했다.

오늘도 하루가 간다.

요즘은 이상하게
하루가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무언가를 하며 지나간다.
법원과 공단,
엄마네와 음식점,
인터넷 신청과 병원,
블로그와 저녁 준비,
삶은 고구마와 다시 글쓰기.

그렇게 하루를 이루는 조각들이
작고 많다.
그리고 그 조각들이 많을수록
하루는 더 빨리 흘러간다.

오늘도 15분 루틴은 했다.
그 작은 반복 하나가
또 오늘을 오늘답게 끝내게 해 준다.

오늘은
크게 흔들리는 일 없이
해야 할 일을 하고,
먹고, 챙기고, 다녀오고,
또다시 블로그 앞으로 돌아온 날이었다.
이런 날들이 모이면
결국 삶도 조금씩 앞으로 밀려가겠지.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오늘 해낸 것들

아들과 법원 다녀오기
국민건강보험공단 볼일 마치기
엄마네 가기
인터넷 신규 신청 이야기 나누기
헤이리 음식점에서 식사하기
인터넷 신청하기
커피 테이크아웃하기
병원 가서 약 타기
집에 와서 블로그 하기
저녁 차려주기
고구마 삶기
다시 블로그 하기
15분 루틴 완료


역사 속 4월 13일의 장면들

1️⃣ 1743년 4월 13일 — 토머스 제퍼슨 탄생
HISTORY는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자 독립선언서 초안 작성자로 널리 알려진 토머스 제퍼슨이 이날 태어났다고 기록한다. 한 사람의 탄생이 훗날 한 나라의 문장과 사상, 정치의 방향까지 오래 남기는 경우가 있다.

2️⃣ 1796년 4월 13일 — 뉴욕에 미국 최초의 코끼리 도착
브리태니커에 따르면 이날 뉴욕시는 벵골에서 온 두 살짜리 아시아 코끼리를 맞이했고, 이는 미국에 도착한 첫 코끼리로 소개된다. 지금 보면 조금 엉뚱하게 느껴지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훨씬 넓고 낯설다는 걸 눈앞에서 보여준 사건이었을 것이다.

3️⃣ 1873년 4월 13일 — 콜팩스 학살
HISTORY는 이날 미국 루이지애나 콜팩스에서 백인우월주의 무장 집단이 법원을 공격해 수많은 흑인 민병대와 주민을 학살한 사건이 벌어졌다고 설명한다. 어떤 날짜는 제도와 법의 이름 아래 감춰졌던 폭력이 얼마나 끔찍했는지를 드러내는 기록으로 남는다.

4️⃣ 1919년 4월 13일 — 잘리안왈라 바그 학살
브리태니커는 이날 영국군이 인도 암리차르의 잘리안왈라 바그에 모인 비무장 군중에게 발포해 수백 명이 사망하고 더 많은 이들이 다쳤다고 전한다. 제국의 통치는 종종 질서의 이름을 썼지만, 그 아래에서는 너무 많은 피가 흘렀다는 사실을 역사는 잊지 않는다.

5️⃣ 1943년 4월 13일 — 제퍼슨 기념관 개관
브리태니커의 4월 13일 기록에는 워싱턴 D.C.의 제퍼슨 기념관이 이날 개관했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한 인물을 기리는 건 단지 동상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어떤 가치와 기억을 오래 보존하겠다는 선택이기도 하다.

6️⃣ 1970년 4월 13일 — 아폴로 13호 산소탱크 폭발
HISTORY는 이날 달로 향하던 아폴로 13호에서 산소탱크가 폭발해 임무가 중단됐고, 이후 귀환을 위한 긴박한 대응이 이어졌다고 기록한다. 인간은 우주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동시에 얼마나 연약한 장비와 선택 위에 서 있는 존재인지 자주 확인하게 된다.

7️⃣ 1976년 4월 13일 — 미국 2달러 지폐 재발행
HISTORY는 미국이 건국 200주년을 기념해 이날 2달러 지폐를 다시 발행했다고 설명한다. 일상적인 화폐도 어떤 날에는 역사 기념물처럼 다뤄지며, 사람들 기억 속에 특별한 장면으로 남는다.

8️⃣ 2017년 4월 13일 — 미국, 아프가니스탄에 MOAB 투하
HISTORY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국가(IS) 터널 시설에 초대형 재래식 폭탄인 이른바 ‘Mother of All Bombs’를 투하했다. 현대전의 기술은 점점 더 거대해지지만, 그 무게를 견디는 것은 결국 현장의 사람들이다.

9️⃣ 4월 13일 무렵 — 동남아의 새해 축제 송끄란 시작
브리태니커는 태국의 송끄란이 보통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이어지는 새해 축제라고 설명한다. 물을 뿌리며 묵은 시간을 씻어내고 새해를 맞는 풍경은, 계절이 바뀌는 날을 기쁨으로 건너는 사람들의 오래된 방식처럼 보인다.


오늘의 문장

“오늘은 해야 할 일을 하러 나갔다가
예쁜 길을 지나
따뜻한 식사를 하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
그렇게 별일 없는 듯한 하루도
조용히 나를 하루만큼 앞으로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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