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제3자 관찰방법론
처음에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내 머릿속에는 전혀 다른 생각이 공존해 있음을 느꼈다.
동시에 상충하는 생각. 즉,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갖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을 '양가감정'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두 가지의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라 정리해도 좋을 것 같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수도 없이 생기는 다양한 감정과 일들에서 양가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 처음에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내 머릿속에는 전혀 다른 생각이 공존해 있음을 느꼈다.
자신과의 대화에서 부정적인 말의 비율이 긍정적인 말의 비율보다 높다면 자신을 스스로 칼로 베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고, 사람인지라 부정적인 생각 조차를 안 할 순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든 이후에 긍정적인 하나의 자아를 만들어 싸우게 하고 긍정적인 자아가 이기도록 스스로 생각으로 조종하는 이미지메이킹을 했다. 쉽게 말하면 머릿속에 악마와 천사의 이미지를 그리되 천사는 악마보다 10배 더 큰 이미지로 생각하면서 싸우게 한다. 부정적인 생각도 아니고 긍정적인 생각도 아닌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면 긍정적인 상황이나 단어를 하나 꺼내 무차별적으로 악마를 두들겨 패곤 했다.
모순된 감정이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닐 때 그 상황을 영화 보듯 보는 것은 어떤가?
내 머릿속에서 두 자아가 싸우는 것에 당사자가 된다면 크게 괴로울 것이다. 마치 내가 저지른 일 때문에 친한 두 사람이 내 눈앞에서 싸우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 듯하다. 마치 부모님이 나 때문에 눈앞에서 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 장면을 보게 되면 나를 탓하게 되기도 하고 세상을 원망하기도 하며 반항심이 가득해진다. 내 머릿속의 자아들이 싸우는 것은 실제가 아니기에 내 마음껏 해도 된다. 당사자 위치에서 빠져나와 막장 드라마를 보듯 또는 아름다운 로맨스 코미디 영화 중간에 재미를 위해 들어간 비극 정도로 여겨보는 방법을 써먹어 봤더니 별것 아닌 게 됐다. 괴로움은 당시의 행동을 빠르게 잡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 이후에는 차츰 혼란스러움이 내려가고 다시 혼란스러움이 크게 다가오는 순서인 듯하다.
위와 같은 제삼자 관찰 방법론을 통해 혼란스러움을 빠르게 벗어내고 정도가 낮아졌을 때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정도가 낮아졌을 때 글로 써서 자기 생각을 밖으로 내뱉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지인에게 말로 꺼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남에게 뱉는 것이 쉽지만은 않으며 좋은 영향을 준다고도 확신하기 어렵다. 또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악마와 천사의 이야기에서처럼 천사가 이길 수 있도록 긍정적인 메시지를 머릿속에 마구 집어넣는 것이다. 그러면 차츰 양가감정에서 느끼는 괴로움의 크기는 적어지고 긍정적인 메시지의 비율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