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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 Jan 01. 2024

새해를 앞두고 양파.


 양파가 추운 베란다에서 싹이 날 때만 해도 저러다 금방 물러 죽겠지, 하고 귀찮아 모른 척했는데, 볼 때마다 쑥쑥 자라 사람 마음을 불편하게 하더니 '계속 여기에 내버려둘 거냐?'고 눈치를 주는 것 같아 결국엔 실내로 들여오게 됐다. 어느새 먼저 자란 잎은 시들해져 이발도 한 번 해줬다. 이제는 너 자라고 싶은 만큼 자라라, 하는 마음으로 설거지 마친 후 물도 한 번씩 갈아주고 아침엔 이파리의 상태를 살핀다.

 새해를 앞두고 창밖은 비바람이 치고 감기로 콧물을 훌쩍이는 조카의 지루함을 견디기 위해 그림으로 함께 그려봤다. 나는 덜덜 떨면서 하지 못할 조카의 과감한 붓 터치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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