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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인 Apr 18. 2023

음식을 남기는 게 당연해도 되는 걸까?

이 글을 쓴 사람의 성별은 남자입니다.

 다니고 있는 회사는 안에 식당이 있다.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무료로 먹을 수 있다. 메뉴는 날마다 다르고, 몇몇 음식을 제외하면 모두 자율 배식이다.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만 덜어 가면 된다. 그런데, 적어도 나랑 먹었던 사람들 중에서는 음식을 안 남기고 먹는 사람은 한 명밖에 못 봤다. 자율 배식인데도 불구하고 다들 음식을 남긴다.



 나는 항상 먹을 만큼만 덜거나 적은 양의 음식을 덜어 간다. 그걸 본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00님은 왜 이렇게 안 드세요?", "소식하는구나?", "그거 먹고 배가 부르겠어?" 등으로, 왜 그거밖에 안 덜어 가냐는 말들이었다. 나는 단지 다 먹을 수 있는 양을 덜었을 뿐이다. 소식하려고 이러는 게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먹고 남기면 되니까 음식들을 풍족하게 덜어 가라는 식이었다. 여기서 궁금한 건 왜 음식들을 남기면서까지 덜어 가야 하냐는 것이다.



 나는 되레 남기는 사람들에게 왜 음식을 남겼냐고 물어봤다. 돌아오는 답변은 "맛이 없어서", "생각보다 많아서", "다이어트 중이라", "부족한 것보다 남기는 게 더 나아서" 등 가지각색의 답변들이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답변들이 주를 이뤘다. 그런 상황들이 아예 안 생기게 조금만 덜면 안 되는 것인가?



 충분히 음식을 남기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음식을 남긴다. 음식을 남기고 그걸 버리러 가는 상황에서도 일말의 죄책감도 없다. 음식을 남길 순 있다고 생각하지만 남길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남기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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