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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tte Music Jun 18. 2024

아일릿 미니 1집 <Super Real Me>

앨범 리뷰

오디션 서바이벌 방송을 통해 결성되어 르세라핌과 뉴진스의 뒤를 잇는 하이브 소속 걸그룹의 세 번째 데뷔이다. 쟁쟁한 선배들의 뒤를 잇는 걸그룹답게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된 아일릿의 음악적 방향타는 먼저 데뷔한 뉴진스와 트리플에스가 그랬던 것처럼 몽환적이면서도 동시에 버블검 팝처럼 상큼하면서도 발랄한 느낌을 살려내는 쪽으로 맞추어져 있다. 


채 10분이 안되는 짧은 재생시간이지만 앨범 구성에서부터 공을 들인 흔적이 느껴진다. 몽환 계열에 있어 먼저 길을 개척한 이달의 소녀가 부른 <Oh (Yes I AM)> 속에 들어있는 차분함을 닮았지만 좀 더 속도감이 느껴지는 인트로 <My World>가 아일릿의 팀 컬러를 개괄적으로 소개한데 이어, 힙합 장르인 트랩에서 유래한 플럭과 알앤비가 결합된 플럭앤비에 하우스 계열 댄스음악이 결합된 타이틀 <Magnetic>은 종전의 속도감을 그대로 유지하며 몽환에서 중독성 강한 하이틴 감성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자연스레 연출한다.  


더불어 다음 트랙 <Midnight Fiction>에서 다시 무게 추를 옮겨 '우리집 강아지를 닮은 구름과 산책 그 다음은 우주로 잠수' 같이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가사를 몽환적이면서도 빠르게 전개되는 사운드에 담은 점은 첫 번째 트랙 <My World>, 그리고 확연하게 다른 결이긴 하지만 묘하게 떠오르게 되는 뉴진스의 <Ditto>와 마찬가지로 이전 세대의 몽환 계열 노래들과 다른 지금 세대의 장르적 특징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듯하다. 


<Lucky Girl>이나 <Sunny Afternoon>, <Some Love> 등 레드벨벳의 미니 3집 <Russian Roulette> 속 수록곡들의 나긋하면서도 발랄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마지막 트랙 <Lucky Girl Syndrome>은 휘슬 소리가 간결한 기타 프레이즈와 잘 맞아떨어지는 인상이다. 자칫하면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휘슬 소리를 트렌디하게 녹여내 아일릿이 선보이고자 하는 하이틴 감성을 마지막까지 흐트러짐 없이 연출하였다.


정리하자면 시작부터 팀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일관적이고 분명하게 설명해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능숙하게 해낸 앨범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각 트랙마다 흥미를 배가시키는 요소를 포함시켜 듣는 재미까지도 느낄 수 있는 것은 기대 이상의 수확이다. 구성과 전개 모두 흠잡을 곳이 없는 잘 짜인 앨범이다. 군데군데 먼저 길을 걸어간 걸그룹들의 정서가 느껴지긴 하지만 그들과 다른 아일릿만의 자리 역시 느껴지기에 크게 우려스럽지는 않다.


By Latte (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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