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을 캔버스로 삼아 드로잉과 텍스트 작업을 하는 켈리박 작가님의 개인전이 오는 7월 1일까지 매스갤러리에서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켈리박 작가님의 신작 15여 점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24/7과의 컬래버레이션 아이템도 함께 만나볼 수 있어요.
켈리박 개인전을 연 매스갤러리 전시전경. 출처 매스갤러리
켈리박 작가님이 대중들에게 폭넓게 알리게 된 계기는 '더 백 프로젝트(The Bag Project)'가 아닐까 싶은데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가방'이라는 타이틀을 내걸로 고객이 원하는 문구 등을 커스텀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작품과 제품 중간지점에서 작가와 관객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듯이 이번 전시의 작업에서도 '집', '일상'이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로 관람객과 쉽게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났습니다.
Je T' aime, 91cm X 91cm, Acrylic, Marker pen On Canvas, 2024
일상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며 동시에 가장 소중한 순간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님은 이번 전시에서 일상 속에서 흔히 지나치기 쉬운 작은 요소들과 물건들을 통해 쉽게 놓치기 쉬운 소중한 가치들을 탐색하고 우리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곧 우리의 진정한 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집은 우리의 삶의 기반이자 모든 일상의 시작과 끝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며, 집 안의 테이블은 홀로 또는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 우리에게 안정감과 소속감을 줍니다. 이러한 점을 참고해서 전시를 관람한다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켈리박 개인전을 연 매스갤러리 전시전경. 출처 매스갤러리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한 편의 수필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수필이 그러하듯 일상을 말없이 오래 응시하면서 장소와 머무름, 거주하는 공간에서 빚어지는 내적인 마찰 그리고 일상 속 평범한 것들과 집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생활하고 있는 나의 이야기를 만들면서 관람할 수 있었죠.
집에서의 사사로운 경험들을 극적인 장치보다는 관조와 고백적인 통찰로 다룸으로써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공간과 삶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Cafe de Flore Paris, 145.5cm X 112.1cm, Acrylic, Marker pen On Canvas, 2023
캘리박 작가님은 텍스트 위주의 작업이 많다 보니, 캔버스 작품에서 보이는 텍스트가 눈에 들어왔어요.Death tiny와 전시 타이틀에 적힌 <ho, me>을 보면 작가만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유머러스함을 보면 확실히 다른 일상을 다룬 작품들과는 차별성이 느껴졌습니다.
'한눈에 보이지만, 한 번에 읽을 수 없는' 작가님 만의 텍스트 작업은 때로는 의미가 있지만 의미가 없기도 하고 그러나 시각적으로 공감과 소통이 가능한 아이러니한 작품들이 켈리박 작가님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의 일상은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하다는 메시지를 받았어요.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그 특별함을 함께 느낄수 있었습니다.
"Forever is composed of Now" - Emily Dickinson
이 순간, 이 작은 순간이 우리의 삶을 만든다.
Emily Dickinson의 말처럼 작가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작은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작품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작은 행복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