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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터커리어 Jun 14. 2024

귀찮지만 해야할 일을 계속 하는 것

가전제품 닦고 소독하고 말리다 현타 온 사람의 정신승리..




내가 결혼하던 시기에

가전들은 꽃무늬 대잔치였다.

무늬없는 가전을 산다는건

바다수영 하다 떨어트린 선글라스 찾는 일 같은것..


대리점들을 돌며 가격 견적만 받는게 아니였다.

디자인중 가장 심플한걸 보여달라고 요청하며

꽃무늬도배 가전이 깔리기 이전 시대의 재고를 찾아 다녔었다.


올해 초 삼성가전 비스포크 가전을 들이기 위해

집근처 대리점을 구경갔는데

쓰리피스 수트 입은 신사를 보는 기분...

가전들아...꽃길을 지나 수트빨 나는 지금 모습까지 오느라 고생많았다.


가구와 조명에만 미쳐있는 나와 중덕(중고덕후남편)이는..

가전은 저렴하고 깔끔한걸로만 골랐다.

(그래서 삼성가전 비스포크! 색도 이쁜데 가격도 맘에 들었음!)

몇달째 가전들의 성능 업그레이드를 경험하며

가전들을 볼때마다 엄마미소가 지어진다.



편한것 90이지만  

상태 유지를 위해 필요한 루틴들로 

귀찮음 10 정도가 추가 되는데

식기세척기는 수시로 문을 열어 말려주고,

거름망도 비워주고, 한달에 한두번 식초 넣고 통세척을 한다.

건조기는 건조가 끝나면 먼지 거름망을 세척하고

문쪽과 열교환기쪽 먼지까지 모두 털고 닦아낸다.

세탁기도 항상 열어두고 자주 통세척하고

문쪽에 생기는 때를 닦아준다.




편해서 좋다고 난리였는데

저 루틴들이 조금씩 귀찮아지고 있다.

그래도 관리를 잘해야 오래 깨끗하게 쓸 수 있으니까

열심히 관리중이지만

익숙해지며 해이헤지는 마음이 커진다.




익숙해져도 좋은건 좋은거지

쓸고 닦으며 유지하는게 

티도 안나고 그대로인것 같이 느껴질때도 있지만 

안하면 티가 바로 나는 일이니까..

쓰리피스 수트 입은거 처럼 멀끔한 가전들을

쓸 수 있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하며 

귀찮음을 이겨내고 있다.



티 안나는 일을 열심히 한다는것

당장은 의미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제서야 의미가 보이는 것

가전 가구 닦는게 귀찮아서

정신 승리 중...

뭐 근데....정신이 승리하면 오늘의 나도 승리한 하루 아닐지..

그렇게 정신승리..하면 또 그래도 내 정신이 승..그만하자.


냉툭튀라도 익숙해져서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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