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기, 공무원우울증
이틀 만에 글을 쓴다.
이틀 사이에 나는 조금(?) 변했다.
마음이 변했달까?
마냥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던 내가 조금씩 이성의 끈을 잡으려 하고 있다.
3일이지만,
일어나면 꼭 이불정리를 하고
꼭 물 한잔과 약을 먹고
꼭 양치를 먼저 한다.
양치를 하고 이불정리를 하고도 다시 누워버리기도 하지만 작은 걸 실천했다는 것에서 나의 회복 가능성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일기도 꼭 쓴다.
그리고 집 밖에 10분이라도 나가려고 하다 보니
애정하는 집 주변 카페를 찾아버렸다.
일을 그만두면 이 동네도 곧 떠날 텐데 이제 애정하는 카페가 생긴 건 정말 아쉽기도 하다.
오늘도 카페를 오며 10분 동안 햇빛을 쬈다.
햇빛이 너무 따스해서 조금 더 돌아갈까 하다가 맛있는 음료가 먹고 싶어 얼른 들어왔다!
사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길을 걷거나 대중교통을 타거나 할 때 세바시강연이나 자존감, 불안, 우울증 등에 대한 동영상을 들으며 활동했는데
토요일에 브런치를 탐색하던 중
어떤 분께서 어떤 강의를 더 들으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을 강연자 님께 했다가
"자신이 온전하지 않으니 더 나아져야 한다는 그 마음을 확인하셨으면 좋겠어요, 그 마음인 채로는 어떤 지식도 자신을 찌르는 무기가 되어 버리니까요"라는 답변을 받으시고 한동안 성격이나 심리적 문제들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멈췄고, 어떠한 조언이나 위로도 읽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그 후 그 시간들이 오히려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해 줬다고 하셨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정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아! 했다.
나는 내가 온전하지 않은 건 충분히 알았고, 그 조바심에 더 나아져야 한다고 지식을 막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저 글을 본 뒤 지금까지 강연이나 조언들은 듣지 않고 있다.
내일이면 또 병원에 가는 날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나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단단해질 것이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햇빛을 쬐고 싶지만 비 온 뒤 맑음을 기다려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