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미라 Apr 21. 2023

예쁘고 사랑스럽던 우리 아이는
어디 갔을까?

까칠한 사춘기 아이와 친해지기 프로젝트 시작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은 기적과 같습니다. 앙증맞고 작은 발로 첫발을 떼는 순간, ‘엄마’하고 생애 첫 단어가 공기 중에 울려 퍼졌던 순간, 반짝이는 눈으로 집중하며 새로운 것에 빠져들었던 순간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부모가 가진 큰 특권입니다. 이런 아이를 볼 때면 너무 빨리 크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아이의 성장을 발견하는 순간 무척 기쁜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신체, 정서, 인지, 언어, 사회성, 관심사 등의 변화를 겪으며 성장합니다. 


그런데 유독 부모님들이 힘들어하는 성장 시기가 있습니다. 바로 사춘기입니다. 교육 전문가이며 일명 옆집 엄마인 제가 볼 때는 사춘기 아이들의 반항하는 모습이나 예상치 못한 반응들이 흐뭇한 성장 과정으로 보이는데, 한집에서 가까이 지내는 부모에게는 크게 혼내고 통제해야 할 모습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부모는 나날이 달라지는 사춘기 아이를 보며 때로는 화를 내고 강압적으로 대합니다. 혹은 당황하고 안절부절못하며 불안해합니다.


아이와 부모가 서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힘들어하는 부모님들과 상담을 진행할 때면 부모님들이 자녀의 성장 속도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걸 발견하곤 합니다.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자기도 왜 이러는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모든 것을 다 바쳐서라도 자녀를 돕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부모님들. 서로 소통하며 잘 지내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아이들. 각자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방법을 몰라 허송세월이 흐르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부모와 아이가 서로 이해하고 성장하는 방법을 연구하였습니다. 제 전공인 학습환경 디자인은 학습자가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학습하도록 물리적, 심리적, 정서적 환경을 개선하는 학문입니다. 그동안 학습환경 디자인 교육 전문가로서 연구하고 적용해서 효과를 입증한 서로 행복하게 성장할 방법을 공개합니다.


집게손가락의 가벼운 터치로 지구 반대편의 소식까지 바로 접할 수 있는 요즘 시대를 살며 많은 양육서와 강연들을 접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왜 그때만 잠깐이고 진정한 변화는 없을까요? 


제 강연에 참석하셨던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하소연이 있습니다. 강연이나 양육서에서 배운 방법들이 어색했지만, 해보려고 노력을 하셨답니다. 그런데 강연에서 배운 대화법을 시도하면 아이는 “이번엔 어디서 뭘 배우고 온 거야?”라며 받아칩니다. 양육서의 팁대로 말했는데 “또 책을 읽었어?”라고 반응합니다. 그 순간,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얼굴도 빨개지고 양육서로 오래간만에 맑음이었던 마음 날씨가 분노의 폭풍으로 급변하는 것을 느끼곤 하셨답니다. 


대화법도 중요합니다. 결국, 자녀와 마음을 나누는 것은 언어로 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대화법은 수박 겉껍질에 해당하는 지극히 표면적인 부분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빨간 수박 속살입니다. 대화법만 배우시는 것은 마치 아무도 먹지 않는 수박 껍질만 먹으면서 맛이 없고 질기다고 한탄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부모님들이 수박 속살을 드시면 좋겠습니다. 과즙이 가득한 속살을 베어 물면 단 맛은 물론이고 한여름의 더위까지 잊게 할 정도로 시원할 것입니다. 


이 수박 속살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긍정적인 관점입니다. 자녀를 바라보는 여러분의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대화법을 적용하며 노력해도 아이들은 다 압니다. 우리 아빠는 또 말만 저렇게 하는구나. 우리 엄마는 나를 아직도 못 믿는구나. 관점이 바뀌면 대화법은 조금만 연습해도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만성 근육통이 있을 때, 파스를 붙이거나 진통제를 먹으면 잠시 괜찮지만, 다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반면 자세를 교정하는 운동을 하면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근육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없어집니다. 관점을 교정하는 것은 자세를 교정하는 것과 같이 시간도 노력도 많이 필요합니다. 이미 형성된 관점은 지난 30~50년 동안 아주 많은 요인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포기하기에는 이릅니다. 매일 꾸준히 연습하면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관점으로 교정하고 나면 만성 근육통에 임시방편으로 붙이던 파스와 같은 대화법 연습은 안 하셔도 됩니다.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경청하는 대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제 글에서 소개하는 SMILE(스마일) 훈련법과 POWER(파워) 법칙은 이미 많은 분이 연습하고 있고,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연습하시면 아이와 평화롭게 소통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방금 문을 쾅 닫고 들어간 그 아이는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을 주었던 그 아이와 같은 아이입니다. 시험 기간에도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그 아이는 혹시 천재 아니야? 라며 여러분을 설레게 했던 그 아이와 같은 아이입니다. 친구 전화 한 통이면 만사를 제쳐놓고 뛰어나가는 여러분의 자녀는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대화를 거부하는 여러분의 자녀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습니다. 


저는 감히 부모님들께 말하겠습니다. 자녀가 아니라 그 자녀를 바라보면서 화가 나고 불안한 부모님들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요. 아이를 한쪽에서만 보지 말고, 조금만 시각을 비켜 보면 짜증 내는 아이의 옆면에 아이의 불안함이, 휴대전화만 보는 아이의 뒷면에 아이의 열정과 집중력이, 대화를 거부하는 아이의 아랫면에 도움을 간절히 호소하는 처절함과 외로움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내 아이를 바로 바라보는 눈을 키워 마음 편하게 사춘기를 지나는 자녀를 응원하고 기다려줄 수 있는 성숙한 부모님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적과 같은 성장을 이룰 아이를 기대하며 아이들보다 1살이라도 더 빠르게 성장하여 자녀의 성장을 돕는 부모님들이 되기를 격하게 응원합니다. 사춘기를 지나 곧 성인기로 입성할 자녀들을 진심으로 믿으며 기쁨으로 독립시킬 수 있는 준비를 하기를 바랍니다. 


그럼, 예쁘고 사랑스럽던 내 아이를 다시 찾는, 힘들지만 가장 의미 있는 여행을 시작해 볼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나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