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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Jan 02. 2025

브런치 글쓰기 1년,  구독자 1,000명의 의미

도전자들 이야기 II


2023년 12월, 브런치 글쓰기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이 시간의 흔적을 되짚어보며, 1년 전의 결심을 떠올려 본다. 퇴임을 1년 앞두고 있던 그때, 인생의 새로운 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멈춰 서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 배움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열정, 그리고 내면의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했다. 이러한 다짐은 '도전'이라는 단어로 집약되어 내 마음 깊이 새겨졌다.


'도전'이라는 이름 아래, 여러 목표를 세웠다. 학위 획득, 책 읽기, 글쓰기와 출간, 그림 그리기, 순례길 방문, 경험과 재능기부, SNS 시작, 몸 근육 키우기, 하루 루틴 유지하기 등이 그것들이었다. 처음에는 이 목표들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종이에 적어보니, 결코 쉽지 않은 과제들 임을 깨달았다. 각각의 목표가 나름의 도전과 노력을 요구하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 특별한 방법을 택했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이 계획을 공표한 것이다. 이는 스스로에게 부담을 지우는 동시에, 주변의 지지와 격려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생각만 하다가는 포기한다"는 지혜로운 말을 떠올리며, 계획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우선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대부분이 처음 시도하는 목표들이라 모두를 완벽하게 해내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우선 부딪혀 보기로 한 것이다.




1년이 지난 지금, 목표 달성률은 5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작조차 못한 목표도 있고, 중간에 포기한 것들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해내고 있는 목표들도 있어 스스로를 위로한다. 물리적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었다고 다독거리지만, 해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편한 감정이 남는다. 멈추어 서지 않으려 했던 다짐, 내적으로 성장하고자 했던 약속에 미안한 마음도 든다. 이런 감정들은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해내고 있는 목표가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 된다. 특히 브런치 글쓰기는 1년을 넘겨 지속하고 있다. 목표 중에서도 다소 어려운 과제였던 글쓰기를 꾸준히 해내고 있다는 것은, 나 자신도 몰랐던 잠재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글을 어떻게 쓰는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어떻게 묘사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이처럼 지속하고 있는 모습은 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며,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의 실현이라고 믿는다.




1년 동안의 글쓰기 여정은 나름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일주일에 3번씩 브런치북에 글을 올리다 보니, 1년 사이에 150여 개의 글이 발행되었다. 구독자 수도 1,000명을 넘어섰다. 글쓰기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나를 생각하면, 이는 참으로 과분한 성과이다. 물론 글의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 부족함을 느낀다. 내용이 특별하지 않고, 발행 시간도 일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글을 발행한 노력을 독자들이 인정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 일과 재능기부, 대학 학위 과정 사이에서 틈틈이 글을 쓰려 노력한 것은 작지만 1년의 결과에 기여했다고 내게 칭찬을 해 본다.


이런 성과를 이루는 과정에서, 글쓰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넓은 인풋'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풍부한 독서량, 다양한 지식, 폭넓은 경험, 그리고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들이 글의 어휘력, 구성력, 깊이를 결정짓는다는 경험하게 되었다. 아무리 독특한 경험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도,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면 결국 부족한 글이 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때로는 내 글을 읽으며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구독해 주시고, 독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구독자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을 감게 된다. 오랜 기업 생활에서 쌓은 경험은 분명 글에 담기에 좋은 소재인데, 아직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글이 나아져야 하는데, 때로는 정체되어 있거나 심지어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아직 '브런치 작가'라는 단어를 스스로에게 사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부족함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성장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독자들의 격려와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글을 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글은 투명하고 솔직하고 정확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고, 글쓰기는 나의 것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얘기하고 싶다.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글도 노력하지 않고, 글에 정성이 묻어있지 않으면 글도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 글을 가벼이 생각하면 글도 가벼워지고, 글에 요령을 부리면 글은 그 진정성을 잃어버린다.


훌륭한 문장은 어쩌다 우연히 쓰여지지 않는다. 글에는 어떠한 속임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최상의 작품은 그의 인격의 최상을 나타낸다. 모든 문장은 오랜 시련의 결과이다. 속표지에서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속에는 저자의 인품이 속속들이 배어 있다.(주)


이러한 깨달음은 글쓰기에 대한 나의 태도를 변화시켰다. 글쓰기를 위한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의미를 가지려면, 좋은 글을 올려야 하고 이를 위해 나의 인풋을 더 넓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글이 가진 힘은 매우 강하다. 좋은 글을 꾸준히 쓰면 글쓴이의 인생도, 삶의 질도, 품격도 바뀌게 된다. 보이지 않는 우주의 기운이 우리 인생의 미세한 부분까지 관여하듯이, 좋은 글도 큰 힘으로 작용하여 글쓴이의 인생에 미세하게 관여하여 긍정의 영향을 미친다. 글쓰기와 글은 여러 가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에, 글을 쓰면서 우리는 배우고, 성찰하고, 성장하고, 성취할 수 있다.


1년간의 글쓰기 여정을 돌아보며, 이 경험이 단순히 글쓰기 실력을 향상하는 것을 넘어 내 생활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 그래서 글쓰기에 더욱 정진하려 한다. 아직 부족하지만, 더 노력하고 더 많이 배우려 한다. 글쓰기를 통해 나 또한 계속해서 배우고, 성찰하고, 성장하며, 새로운 성취를 이루어 나가려 한다.


내 인생의 다음 여정은 꿈을 꾸는 이들을 돕는 것이기에, 글쓰기는 이 길을 열어주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 여정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 과정에서 얻게 될 깨달음과 성장을 생각하면 설렘은 커진다. 앞으로 이 여정을 계속 이어가면서, 더 나은 글쓴이가 되고자 한다. 그리고 글에 집중하면서 나는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나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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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헨리데이빗소로우, 소로우의 일기, 도솔,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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