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PO 세션 - (2)
지난 번 강의를 들은 이후 제품의 Carrying Capacity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이해했다. 그러나 제품의 본질적인 CC를 늘리기 위해서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제품을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하는걸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념을 더 배워야 했다.
고객과 시장을 찾아서
서비스에 유입된 유저가 계속 남아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흘러가며 계속 사용하는 유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탈된다. 만일 모든 유저가 이탈되고 남는 유저가 없다면 큰일이겠지만, 일정한 유저의 풀이 계속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이 때 리텐션이 플레토(plateau, 안정 상태)에 도달했다고 이야기를 한다. 유저의 곡선이 완만한 곡선을 따라 줄다가 평평해지는 지점을 이야기한다.
초기 스타트 업은 제품, 고객, 시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누구한테, 무엇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를 알지 못하기에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을 찾기 위해 끊임 없이 사업 아이템을 테스트 하고 피벗(pivot, 방향을 전환) 하는 것이다. 리텐션 플레토가 생겼다는 것은 제품 - 시장 적합성을 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탈하지 않고 남아있는 유저가 고객이며, 얼마나 많은 고객이 남아있느냐를 통하여 시장의 규모를 가늠할 수도 있다.
리텐션은 적어도 20%는 되어야 한다. 유입된 10명 중 2명은 계속 사용해야 서비스가 존재하는 의미가 있다. (* 물론 산업에 따라 그 기준은 다르다.) 리텐션이 20%일 때 전국 5,000만명이 다 유입된다고 해도 MAU는 1,000만명이 최대이다. 현실을 반영하면 MAU는 최대 2~300만 정도일 것이다. 이는 사업을 영위하기에는 충분한 숫자이지만 매출 1~2,000억 수준의 사업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도 엄청나지만..!) 리텐션이 40%에 달하면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고, 70%에 달하면 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페이스북의 초기 리텐션은 68%였다고 하고, 토스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 고객의 유형(개인, 기업)과 제품의 유형(소셜, 판매 중개, SaaS)에 따라 '좋은' 리텐션은 다르다.
What is good retention - by Lenny Rachitsky (lennysnewsletter.com)
AARRR이 아니라 RRRAA
AARRR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퍼널 개선 방법인데. 그 이름 떄문에 A (Acquisition) 부터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광고를 통해서 신규 고객을 마구 모집하고 싶어지나 사실은 마지막인 R (Retention) 부터 개선해야한다. 사용 중인 고객들을 잡아두고, 고객이 전환되는 과정을 꽃길로 만들고, 그 다음에 고객을 부르는 게 맞다. 광고를 아무리 하더라도 고객이 전환되지 않고 계속 이탈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한, 한 번 안좋은 서비스를 경험 한 고객을 다시 잡아오기는 매우 어렵다. 미리 좋은 서비스 경험을 준비해놓아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UT
사용성 테스트(Usability Test, UT)는 이탈한 고객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들은 미래의 고객으로, 이들의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CC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다. 다시 말해 현재의 서비스를 개선하여 리텐션을 개선하는 방법이 아니라 리텐션 개선에는 아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이들을 매료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를 찾기에 좋은 방법이다.
인간은 부정문을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왜 토스를 안쓰세요?"라고 묻는 것 보다는 "그러면 송금 할 때 어떤 어플을 쓰세요?"라고 묻는 게 더 유의미한 질문이다. UT를 5회 정도 진행하면 대략적인 그림을 파악할 수 있으나, 이승건 대표는 20회 정도 진행하여 상황을 더욱 내밀하게 파악한다고 한다.
리텐션 개선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Data Analysis)하는 것이다. 서비스에 남은 고객과 이탈한 고객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들은 모두 동일한 인간인데 무엇이 그들의 행동 차이를 불러일으켰을까?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경험한 유저는 계속 사용하게 되는데 이를 아하 모먼트(Aha Moment)라고 한다.
아하 모먼트는 무조건 따라야 하는 북극성 지표이다. 이 행동을 한 유저의 95%가 리테인 되기에 모든 팀은 아하 모먼트를 경험시키기 위해 모든 리소스를 투입해야 한다. 간편 송금만 있던 시절 토스의 아하 모먼트는 4일 이내 2회 이상 송금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는 데이터를 분석해서도 파악할 수 있으나(정량적, 귀납 추리) 간편 송금 앱이 간편하면 당연히 자주 사용했겠지(정성적, 연역 추리) 라는 사고를 통해서도 떠올릴 수 있다. 그래서 토스에서는 초반에 1원 송금 5번 무료 이벤트를 열었던 것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아하모먼트는 횟수에만 연동되었지 얼마를 보내는지 금액과는 크게 연관이 없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아하 모먼트는 단순한 문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교하고 복잡한 수식이보다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의 쉬운 문장이어야 한다. 이를 멋있게 Simplicity, not science 라고 하더라.
XX라는 행동을 가입한지 YY일 만에 ZZ번 한다
아하 모먼트는 보통 위의 문장과 같이 설명된다. 제품-시장 적합성을 찾은 이후이기에 서비스는 XX라는 핵심 가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수 많은 일을 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도 서비스의 가치를 잊어버리지 않으려면 YY일 이내에 다시 서비스를 방문해야 한다. XX가 정말로 뛰어나다면 단 1번만 사용해도 서비스에 매료되겠지만, 보통 ZZ는 2~10회이다.
그런데 만약 '1주일 이내에 친구 40명과 연결한다'와 같이 달성하기 어려운 아하 모먼트가 도출되었다면 어떡할까? 아쉽지만 그렇다면 아직 아하 모먼트를 탐구 할 때가 아니다. 서비스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에 서비스 개선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