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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이 Apr 23. 2023

2022년을 보내며

나에게

안녕, 나야.


그냥 딱 지금, 저녁 먹고 잠시 잠들었다가 일어난 이 순간, 한 해를 감사하며 마무리해내고 싶어서 글을 쓴다

편지도, 일기도, 무엇도 아니다. 그냥 감사의 글이다.

매년 새해가 밝을 때, 내가 하는 다짐이 있다. 작년보다 성장하자.

올해는 그랬다. 적어도 2021년보다 덜 방황했고, 덜 우울했고, 조금 더 신났고, 행복했고, 따스했다.

누군가 그게 성장한 거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적어도 나의 성장은 이런 거다.


더디지 않게 앞으로 전진할 수 있으면서도 주위를 조금 둘러볼 수 있을 만큼의 여유와 긴장을 유지하고, 타인의 일에 함께 기뻐할 수 있을 만큼 행복해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만큼의 슬픔과 불안을 가지는 것. 그게 성장이지


그렇게 올해는 적당히 아슬아슬하게 살아냈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늘 후회하지 않을 만큼만 해내자고 이야기하곤 하니까, 그래서 올해는 다행하고 감사한 한 해였다.


전에는 없던 미룸에 대한 여유를 배웠다.

상대의 행복을 질투 없이 축하해주는 방법을 배웠다

아름다운 것들을 관대하게 바라보고 무자비한 것에 용감하게 나서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웠다.

우매한 이들의 말을 웃어 넘기는 방법을 배웠다.

미래에 대한 진지한 숙고를 경험했다.

인간관계는 일방적 노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경험했다.

세상은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고, 노력이 말 한마디에 꺾일 수 있음을 경험했다.

좌절과 절망은 용기와 지혜를 주었다. 그런 한 해였다.


나는 사색하고 떠올리는 걸 좋아하기에 성장의 이유가 어디에 놓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사람들 덕이었다. 대답에 대한 다른 선택지는 없다.

2020년은 나의 노력, 2021년은 나의 우울이 성장의 이유였다.

올해는 주변의 당신들 덕에 나는 한 차례 또 자랐다.


1월은 한 해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 덕에 힘을 냈고

2월은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 즐거웠고

3월은 어른들에게 많은 배움을 얻었고

4월은 꺾인 정의를 보며 좌절하던 나를 독려해주던 친구가 있었고

5월은 생일축하 속에서 행복했고

6월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사람들 덕에 진로를 정했고

7월은 교환학생을 축하해 주는 사람들 덕에 행복했고

8월은 프린지로 뜨겁지만 온난했고

9월은 카렐대 사람들덕에 많이 웃었고

10월은 학원에서 만난 MAT 학생들 덕에 열정을 느꼈으며

11월은 돌봄센터 아이들 덕에 매일 감동하고 즐거웠고,

12월은 위로와 응원, 가득찬 만남과 수녀님의 격려에 춥지만 따스했다.


그래 올해는 행복했고, 그 순간들의 연결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해 즐거웠다.


고맙다. 내 주위의 모두에게,

돌아볼 때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한 해를 함께헤 주어서 감사하다.

내년에는 우리 조금 더 스스로를 사랑하고, 우리에게 관대해지자.

불안함 속에서 위로를 주고, 간간한 만남 속에서 소식과 온기를 전하자.

나는 당신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늘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기도할테니, 간간히 잘 지내고 있음을 알려주고 잘 지내고 있는지를 묻는 사이가 되자.


행복하자


지나가는 시간들에 억울함을 털고 기대감을 얻어 내길 바라며,


안녕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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