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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이 Apr 23. 2023

2023년을 맞이하며

모두에게

하고싶은 말이 참 많은 한 해였어요.


저는 글로 마음을 전하는게 부끄러운 사람이라, 사실 어제 몇명에게 카카오톡으로 편지를 쓰려다가 전자식 텍스트로 무언갈 전하는 게 새삼 모순적으로 느껴져, 기기를 덮었습니다.

재작년 여름의 저는 다리를 다치고서, 별일 아닐 수 있던 일이지만 언제든 다시 한번은 또 다칠 수 있다는 것과, 고칠 수 없는 원인이 있었다는 이유로 우울했습니다. 

혼자 지내는 4개월의 시간동안 혼자 생각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작년이 시작할 때 즈음, 슬럼프에 빠져 인간관계를 정리했어요. 끊어낸 관계들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본인과 있을 때 즐겁지 않아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다는 제 말이 일방적이고 황당하게 느껴졌을테니 미안하지만, 저는 기뻤습니다. 오히려 타인의 관심에 목매던 제가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관계를 바라보고, 반대로 아끼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었으니까요. 사람을 소중히하고, 여타의 감정 없이 순수히 감사하는 사람이 되보겠습니다.

저는 이기적이에요. 때로 눈치가 없고, 욕심이 많고, 징징대고 싶어하고, 듣고 싶은 말을 듣지 못해 심술을 내는 사람입니다. 늘 진심으로 타인을 생각하고 고마워하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지만 제 그릇은 생각보다 작아서 그게 잘 되지 않네요. 이런 제 옆에서 다독여주고, 함께 웃어주고, 경험이 없어 답답한 저를 가르쳐 주고, 위로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올해는 제 삼재의 마지막 해였답니다. 미신이겠지만 그만큼 감당 못할 몇가지 일들이 일어났고, 그 일들을 나 또는 누군가의 과오로 치부하기 보다 그냥 불운의 한가지로 여기고 살아가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삼재 탓을 하려 합니다. 하지만 느껴지는 불안만큼의 위로와 기쁨을 충분히 얻었기에 올해는 잘 지나간 것 같아요.

그 기쁨이 되어 주셔서 감사해요. 그냥 나에겐 사람들이 있구나, 연락해주고 걱정해주고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지, 라는 생각에 잘 버텨낼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제 이야기는 그만할게요. 당신은 어땠나요? 사실 모두에게 안부를 묻고 싶지만, 안부조차도 부담이 될까봐, 사실은 그냥 제가 좀 부끄러워서 묻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무던히 지나갈 수 있는 덤덤한 한 해가 되길 바랄게요. 저는 주위의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별 탈 없이 하루를 지내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잖아요.매일 자기 전에 드리는 기도의 마지막에는 내일도 모두가 더 나은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아멘 하고 기도를 마치곤 하는데, 꼭 들어주셨음 좋겠네요.


너무 긴 글에 많은 시간을 뺏고 싶지 않아 줄입니다.

무겁지 않은 한 해가 되길 바라요

행복하고, 건강합시다.


2023.01.01 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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