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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지만 깔 건 까야해

2025년 3월 26일 수원 KT전 3-2 승리

by 한동훈 Mar 27. 2025
2025 03 26 수원 두산-KT 기록지2025 03 26 수원 두산-KT 기록지

최승용이 난세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5⅔이닝 2실점 호투하며 두산의 개막 3연패를 끊었다.

간결한 투구폼과 일정한 제구력, 145km를 넘나드는 수준급 패스트볼에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등번호 28번 좌완투수. 두산 왕조 개국공신 장원준이 떠올랐다.


이겼으니 묻혔지만 두산은 경기 전반적으로 '꽉 짜여졌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승부처에서 잔실수가 반복됐다. 만약에 또 졌다면 도마 위에 올랐을 장면 3가지가 찝찝했다.


투수가 얻어 맞거나, 타선이 침묵해서 지면 사실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수비나 주루플레이에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도 졌을 때 '할 만큼 했다'는 박수를 받을 수 있다. 이날 두산은 수비와 주루에서 허술했다.


▶1회초 김재환 3루 객사.


1사 1, 3루에서 케이브의 좌중간 적시타 때 1루주자 김재환이 3루에서 아웃됐다. 3루에 가다가 잡혔으면 문제 삼을 일도 아니다. 김재환은 오버런을 했다. 3루를 돌았다가 늦어서 귀루하는 과정에 태그 아웃됐다. 1점을 내고 1사 2, 3루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2사 2루가 돼버렸다. 1회에 2-0 혹은 3-0으로 터뜨릴 기회를 놓쳤다.


3루 주루코치의 멈춤 사인이 다소 늦은 감도 있었다. 주자의 미스든 코치의 미스든 3루에서 살거나 죽어도 홈에서 죽었어야 했다.


▶2회말 홈 송구 실책.


1-0으로 앞선 2회말 동점 허용 장면이다. 오윤석에게 우중간 큰 타구를 맞았다. 1루 주자 장성우가 2루 3루를 돌아 홈까지 왔다. 장성우는 발이 매우 느리다. 두산의 중계플레이는 나름 신속했다. 하지만 유격수 박준영의 홈송구가 포수 양의지 앞에서 원바운드 됐다. 공이 튀면서 양의지가 받지 못했다. 


느린 주자 장성우를 감안하면 더 침착하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 정도는 양의지가 잡아줘야 했을지, 박준영이 원바운드가 아닌 다이렉트 송구를 해야 했을지, 나는 선출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타이밍상 장성우를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2025 03 26 수원 두산-KT 기록지2025 03 26 수원 두산-KT 기록지


▶5회말 뜬공 포구 실패


1-1로 맞선 5회말 2사 1, 2루에서 역전 점수를 내준 실수다. 허경민의 타구가 1루수 2루수 우익수 삼각지대에 떴다. 2루수 오명진이 역동작으로 잡으려다가 포구에 실패했다. 2루주자 김상수가 쉽게 홈을 밟았다.


우익수 케이브가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다만 오명진이 달려가면서 강하게 콜을 외쳤다. 그 때문인지 케이브는 다가오다가 속도를 줄였다. 


오명진 입장에서는 뒤로 뛰느라 1루수 우익수의 상황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잡을만 했으면 콜을 외치는게 맞다고 생각이 든다. 


아쉬웠던 것은 케이브의 판단이다. 케이브는 1루수도 보이고 2루수도 보이고 타구도 보이는 입장이다. 오명진이 콜을 했다고 놔둘 것이 아니라 본인이 더욱 적극적으로 콜을 외쳐서 오명진을 물리고 자신이 안정적으로 처리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두산은 23일 SSG전에도 이와 비슷한 실수가 있었다. 유격수 박준영이 좌익수 앞에 뜬공을 무리하게 잡으려다가 놓쳤다. 심지어 이때에는 1사에 주자가 3루에 있어서 태그업 플레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좌익수 김민석이 적극적으로 내려와 잡았으면 1점을 막을수 있지 않았나 싶다.


◆결론


주먹구구식으로만 봐도 3가지 실수로 3점 손해를 봤다. 하지만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라고 하는데 1점이 단순히 1점이 아니다. 1-0에서 2-0이 되거나 1-1에서 2-1 혹은 3-1로 벌어지면 상대방 다음에 나올 투수들의 레벨이 달라진다. 점수를 벌릴 수 있을 때 1점이라도 차곡차곡 벌려놔야 상대가 필승조를 꺼내지 못하고 중후반 경기 운영이 편해진다. 


아무튼 이겼으니 다행이지만 이런 사소한 실수들이 한 경기에 쌓이고 한 시즌 동안 쌓이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벌어진다. 두산 선수들도 당연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며 경기를 치를수록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걸 이제 기사로 쓰면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076/0004259113



번외로 최승용 찬양기사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076/0004259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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