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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REAL Aug 28. 2023

메타버스가 천덕꾸러기라고요?

유저와 함께 나아가는 메타버스 앱을 위해서는

모두에게 익숙한 슬로건

친구들과 교류하고, 나만의 캐릭터를 꾸미고, 다양한 월드를 구경하자!

이 문구, 익숙하지 않나요? 대부분의 메타버스 앱이 지향하는 핵심 키워드인 소통, 커스터마이징, 월드입니다. 위와 같은 키워드를 담고 있는 메타버스 앱은 수도 없이 존재합니다. 지금 브런치 글을 읽고 있는 와중에도 N버스, K버스라는 이름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실제로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계신 독자님도 계실 겁니다.


메타버스 앱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공간을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즐겨보세요!” 이는 마치 유저들에게 무궁무진한 창조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상공간 안에 들어가 보면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들어와 보라고 해서 들어오긴 했는데, 목적성이 없다 보니 뭘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막연할 뿐입니다. 이들이 강조했던 자유는 사실상 방치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메타버스 앱에서 유저를 방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저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제안해 볼 예정입니다. VR, AR 기반 메타버스 앱의 경우 디바이스적인 한계가 가장 크기 때문에 제외하고 스마트폰, 데스크톱 앱을 기반으로 서술합니다.


콘텐츠 부족 사례 분석

본디(Bondee) 공식 이미지

최근 반짝 흥행했던 메타버스 SNS 본디(Bondee)의 사례입니다. 본디는 아기자기한 UI와 50명의 친구만 보유할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로 MZ 세대에게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소통, 커스터마이징, 월드에 특화된 앱이었죠. 이러한 본디 앱의 일간 사용자 수는 100만 명에 달했지만, 개인정보 유출 이슈로 인해 3월 초 7만 명으로 약 93% 급감했다고 합니다.


문제의 발단은 한 대만 국적의 이용자가 SNS에 올린 글이었습니다. 이 이용자는 "최근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은 본디뿐인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은행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갔다"며 본디가 개인정보를 빼돌려 이를 악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본디 측에서는 아니라고 반박하는 성명문을 발표했으나, 이미 유저는 빠져나간 뒤였습니다. 이후로도 본디는 더 이상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각종 뉴스에서 본디의 추락은 위의 개인정보 유출 이슈로 인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의 사례를 살펴보면 생각해 볼 지점이 생깁니다.


숏폼 비디오 플랫폼 틱톡(TikTok)의 개발사인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사례입니다. 바이트 댄스는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 데이터를 수집해 새로운 소송에 직면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덴마크, 뉴질랜드, 호주, 인도 등의 국가에서 이미 정보 유출을 우려해 공공기관 소속된 사용자의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거나, 금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인도의 경우 공공기관은 물론, 일반인들의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센서타워(Sensor Tower) 2023년 2분기 스토어 인텔리전스 데이터 다이제스트 리포트 일부


이런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틱톡은 전 세계 앱 다운로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윤리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유저들 입장에서는 틱톡을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가치 있는 앱으로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본디로 돌아가 봅시다. 위의 사례를 보고도, 과연 본디가 하향세를 걷게 된 이유가 유출 문제뿐일까요? 개인정보 유출 이슈가 없었다면 계속해서 상향세를 걷고 있을 앱이었을까요?


본디에 대한 유저들의 생각

유저들은 본디의 한계점에 대해 이렇게 답변하고 있습니다. ‘할 게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본디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메타버스 앱들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유저 리텐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콘텐츠의 부재입니다. 가상공간에 머물고 싶어도, 할 게 없으니 머물 이유가 없어집니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메타버스 앱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유저들을 오랜 시간 가상공간에 머물게 할 콘텐츠를 확보하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말이야 쉽지, 이 또한 아이디어가 한 번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아이디어는 어떨까요? 여기 메타버스 공간을 잘 활용한 사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유저를 방치하지 않은 사례


메타버스 앱 중에서 유저를 방치하지 않고 목적성을 갖게 한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국내 기업 해긴에서 출시한 메타버스형 SNG 모바일 게임 플레이 투게더입니다. 플레이 투게더 또한 여타 메타버스 장르와 같이 소통, 커스터마이징, 월드를 제공하되,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과 게임적 요소가 적절히 융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했습니다.


플레이 투게더는 메타버스 가상공간에 작은 세계관을 부여했습니다. 동화 풍의 가상 세계인 ‘카이아 섬’을 배경으로 하며, 유저는 카이아 섬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다양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세계관이 있다고 해서 자유도가 낮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마치 우리들이 한 국가에서 나만의 삶을 꾸릴 수 있듯이, 카이아 섬이라는 섬에서 유저 또한 유저만의 삶을 꾸릴 수 있습니다.

@도린 DORIN

옴니버스식 NPC 퀘스트도 주목할 요소였습니다. 카이아 섬 내 이곳저곳에 배치되어 있는 NPC는 유저들이 말을 걸면 퀘스트를 부여합니다. 유저에게 섬 내 조형물의 꼭대기에 NPC 소유의 풍선이 걸려버려서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거나, 피자집에서 해변 카페까지 피자 배달을 해달라거나 하는 간단한 부탁을 합니다. 마치 동네 주민들을 도와주는 느낌으로요.


혹은 특정 시간대에만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 NPC도 존재합니다. 그 밖에도 홈타운 꾸미기, 낚시, 채집, 펫 키우기, 콘서트장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여 유저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한 K-콘텐츠 수출 성공 사례로 선정되거나, 글로벌 론칭 이후 아시아 지역 마켓에서 무료게임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고, 일일 이용자수(DAU)가 4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유저가 메타버스에서 뭘 해야 할지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때의 해결책을 제시한 결과로 보입니다.


정리하기


이번 아티클에서는 메타버스 앱의 유저 리텐션을 끌어올리는 전략에 대해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정리하자면, 메타버스 앱들은 유저를 방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저와 함께 나아가기 위한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플레이 투게더와 같이 세계관과 게임적 요소를 융합하여 유저가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목적성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이 메타버스 공간에 오랜 시간 머물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메타버스 앱이 더 흥미로운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보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참고자료]

수백조 날리고 사람도 죽였다… 전 세계 무섭게 퍼지는 헛소문 | 중앙일보

내가 본디(Bondee) 접고 삭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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