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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Apr 19. 2024

전이된 암환자에게 '파김치 병문안'

암투병 중인 여인이 파김치가 먹고 싶다고 해서



   암투명하고 있는 여인에게 전화가 왔다.

말소리에서 느낄 수 있는 지친 모습이 그대로 전해졌다.

암이 다른 데로 전이가 돼서 아주 힘겹게 투병하고 있는 중이다. 몸은 야윌 대로 야위고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에서 많이 약해져 있는 것이 느껴졌다.

조심스레 말을 이어가다가

     "보리밥에 파김치가 먹고 싶어~"

라고 말을 하길래 얼른 대답을 했다.

내가 파김치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암투병과 힘겹게 사투를 벌이는 사람의 요구인데

파김치는 내가 충분히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주변 세상이 궁금해서 전화를 한 걸 보면

아주 잘 이겨내고 있을 거라고 믿고 다.


  

   나이가 들어가면 건강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세상이 좋아지고 의술이 발달해서 생명은

연장되었지만 정글 같은 세상에서 서로 경쟁을 하다가 보면 정신이 피폐해지고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되게 된다. 안으로 속으로 모두가 힘겨운 경쟁을

해야 살아남는 세상이기에 건강과 상반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주변 지인들이 암이라는 소식을 종종 듣게 된다. 주변 사람들이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점점 더해지는 걸 보면 나이 탓도 있겠지만 경쟁사회에 놓인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식습관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



   파김치와 그녀가 좋아하는 예쁜 후리지아 한 다발을 가지고 그녀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갔다.

암투병하고 있는 여인은 의 남편과 친정어머니가 간호를 해주고 다. 나이 든 친정어머니가 중년의

딸을 간호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딸을 살려 내겠다는 모성애가 눈물겹게 다가왔다. 병원에서 그녀의 가족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쉽지 않은 과정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표적치료와 항암 몇 차라는

전문적인 말들이 낯설게 느껴졌고 대단히 힘겨운

과정을 지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간호를 하시는 여인의 친정어머니 눈에서 그렁그렁

맺힌 눈물이 어찌나 가슴이 메어오던지 한참을

먹먹하게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여인과 가족들이 힘을 합쳐서 살고 싶고, 살려내겠다는 사랑의 힘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그러해야 한다고 믿고 싶다.



   예전에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학원을 다닐 때 수강하시는 분이 이런 얘기를 하셨다.

음식을 잘하고 손맛이 있는 사람은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을 때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선물'을 한다는 말을 하셨다.

선물을 음식으로 한다는 말이 그때는 조금 과장인 듯싶었다,

예전에 종갓집 종부 친정엄마가 친적집에 가실 때

음식을 싸 들고 가셨던 것을 흔히 보고 자랐다.

종갓집 종부 친정엄마는 탁월한 손맛이었고

그 시절에는 작은 것도 나누어 먹던 시절이었다.

요즘은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음식 맛을 내기가 쉽지 않고 선호하는 맛이 달라서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  °°°  □○□○°°°°□○□○



   여인의 친정어머니가 파김치 맛을 보시고는

"암환자가 집안에 있으면 살림이 엉망여~

 사위가 잘 먹겠구먼~"

하시며 여러 번 고맙다고 내손을 꼭 잡아주었다.

여인의 친정어머니 눈물의 기도처럼, 의 암이 낫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간절함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

그녀 어머니의 간절한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파김치 병문안이 내겐 특별하듯, 기적이 일어나는 영역에 닿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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