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월안 Oct 10. 2024

그녀의 실패

사업은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지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온라인 사업을 시작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며 회사를 그만둘 때부터 말렸지만 그녀는 업을 해보겠다는 자신감 신에 차 있었다.

회사생활을 열심히 했던 사람이고 한 번도 좌절이

없던 사람이라서 한편으로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안 돼서 사업을 정리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많은 돈을 들여서 시작했을 텐데 그녀의 마음고생이

염려가 되었다.

그녀의 소식을 듣고 싶어서 전화를 여러 번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녀의 소식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


   사업을 정리하고 6개월쯤 지나서 그녀를 만났다.

2년이 안 되는 시간 안에서 그녀는  늙어 다.

그간 마음고생이 얼마나 많았던지 세상 근심을  가진 얼굴을 하고 있다.

사업을 정리하고 일본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일본에서 마음을 다잡고 돌아오려고 길게

계획을 잡고 여행을 갔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곳 있어 편치가 않아서 며칠 있다가 돌아왔다는

말과 함께 주르르 눈물이 흐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녀의 불안한 모습

눈에 들어온다.

곳곳에서 나타나는 초조해하는 행동들.

 밥을 먹다가 숟가락을 놓고

헛웃음을 짓기도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이상한 말들이

자기도 모르게 툭툭 튀어나온다. 불안하고 전전긍긍

위기의 모습들이

그녀의 주위를 온통 감싸고 있다.

깜깜한 긴 터널 안에 갇힌 모습이다.



   불행한 위기는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닥치고 송두리째 넘어뜨리는 것처럼 위기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위기라고 생각한 그 순간에도 모든 일이 다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신기하게도 다시 여지가 생긴다.

세상에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이유는

모든 일이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내가 견딜 수 있는

시간의 여지가 있기에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에게는 위기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강인한 의지가 있기에 다시 살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녀에게는 그 어떤 말로도 위안이 되지 않는다.

누구나가 다급하게 머리 위로 쏟아지는 위기가 있을 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위로와 충고도 소용이 없다.

신기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지 않는 아픔은 없다.

지나고 나면 견딜 만큼의 시간과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


   가만히 그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다.

토닥토닥 안아주었다.


°°°°°°°°°


   아마도 실패에 너그럽지 못한 것은 그녀의 자신일 것이다.

회사에서 인정받은 만큼 절대로 실패할 리가 없을 거라고 믿었을 테니까.

그래서 더  아프고 마음 졸일 것이다.

혹독하게 치르는 인생의 쓰라림을 맛보았다.

세상의 찐 맛을 보고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을 해 보았다.


   그녀 스스로가 실패에 관대해지고

어둠의 굴레를 벗어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