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눈에 잘 띄지 않은 곳에 작은 카페를 차려 놓은 지인이 손님이 없다고 전전긍긍을 하고 있다.
전화기 너머로 땅이 꺼질 듯이 하소연을 한다.
"좀 더 익숙해지면
좋은 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
위로를 하며 한참을 그녀의 속내를 들어주었다.
손님 한 사람이 들어오면
너무 반가워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반갑다니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그녀는
알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산다는 것은 모두가 그녀가 맞닥뜨린 것처럼
쉽지 않고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그녀는 지금
세상의 쓴맛을 제대로 맛보고 있는 중이다.
세상의 그 어떤 일도 쉬운 일이 없다.
사실 글을 쓰는 일도 신세타령만 늘어놓을 수 없듯이
모니터의 깜박이는 커서를 보고 있을 때면 망망대해에서 노를 젓는 사람처럼 막막하기만 하다.
카페를 차려놓은 그녀의 심정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완벽하게 내게 맞는 결과는 운명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뭘 제대로 한다는 것은 힘이 든다.
원래 그런 것처럼 고통이 따른다.
여행하게 되면 여유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유유자적하게 평화로운 모습을 보게 된다. 쉼을 얻고 힐링을 한다.
그곳에서 사색을 하고 많은 것을 느끼고 얻게 된다.
하지만,
여행은 달콤하지만 긴 시간 지속될 수는 없다.
여행에서 그렇게 여유롭게 베짱이처럼 유유자적할 수
있는 것도 벚꽃처럼 짧게 피었다 지는 봄 한철뿐이다.
나머지 인생은 다음 해 봄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지루하게 기다리는 시간,
삶은 원래 낭만적이지도 멋지지도 근사하지도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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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주인공이 빵을 구우면서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빵이 익어가는 과정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본다.
"중요한 건 조급하지 않는 것"
빵 굽는 타이머를 돌리며 덧붙인다.
"초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우리의 삶은 마음이 늘 조급하다.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무언가를 시작하면 결과가 손에 들어와야 한다.
아마도 동네뒷골목 작은 카페는 손님이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영화의 대사처럼 초조해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꼭 그녀의 진심이 들어있는 커피 향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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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이유처럼
사실 더 큰 이유는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싶고 말을 걸고 싶어서다.
세상에는 당신들만큼이나 외롭고, 힘들고, 혼란스러워하는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어서다. 내가 쓴 글이 최소한 사람들의 힘 빠진 손을
슬쩍 잡았다 놓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다.
뭘 만들어 낸다는 것은 혹독하게
품위 있는 통증을 아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