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는 자리, 나의 옷차림

나이가 더해가면서 결혼식에 갈 일이 많아진다

by 현월안



결혼식에 초대받는다는 건, 누군가의 축복에 동참하는 일이다. 가장 찬란한 순간, 그 축복의 시간에 함께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그렇기에 그 자리에 입고 가는 옷은 마음의 모양이 된다. 격식을 차린다는 건 단정히 예의를 갖추는 일이고, 또 타인의 행복에 진심으로 함께하는 일이다.



결혼식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화려한 장식이고 그날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풍기는 분위기다. 옷차림에서부터 표정과 몸짓까지, 모두가 한 편의 조화를 이루며 그날의 공기를 만들어낸다. 하객으로 간 사람이 지나치게 화려해서도 안되고 반대로 너무 무심하면 그 자리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듯 보인다. 그래서 결혼식의 옷차림의 본질은 어울림이다. 나의 차림이 신랑 신부의 빛을 가리지 않으면서, 그 빛을 함께 환하게 비춰주는 일. 그것이 진정한 격이고 하객 옷차림이다.



나는 결혼식에 갈 때마다 어떤 옷을 골라 입을지 매번 망설여진다. 옷장을 열고 어떤 마음으로 축하하고 싶은가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날 날씨와 혼주와 마음이 거리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 대도록 중간색의 부드럽고 차분한 톤의 옷을 꺼내 입는다.



파리에서 오래 살다 친구가 하는 말이, 유럽은 대부분 결혼식장에 검은색이나 흰색 옷, 바지를 잘 입지 않는다고 한다. 전통과 예법을 중요시하는 그들의 생각 속엔 타인의 날을 존중한다는 세련된 배려가 숨어 있다는 것. 그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했다. 멋이란 결국 마음의 깊이에서 나오는 것이고, 진정한 우아함은 나를 과시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을 향한 존중 속에서 완성된다는 걸.



요즘 젊은 세대의 결혼식장은 다양하다. 정원에서, 갤러리에서, 바닷가에서, 때로는 소박한 마을 예식장에서. 장소가 달라져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마음의 자세다. 격식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 단정함 속에 깃든 진심과, 절제 속에 스며든 따뜻함이 예식의 품격을 높이는 진짜 하객이다.



결혼식은 화려한 패션을 겨루는 무대가 아니다. 그날의 주인공은 언제나 사랑이다. 그러므로 하객의 옷차림은 사랑을 향한 관계의 표현이어야 한다. 화려하지 않아도, 짙은 향수가 없어도, 진심이 있는 사람에게서는 고유의 빛이 난다.



나이가 더해가면서 결혼식에 초대받는 일이 많아진다. 때로는 조카의 결혼식, 때로는 오랜 친구의 딸 결혼식. 세월의 흐름 속에서 결혼식장을 찾을 때마다 마음으로 옷을 고르고, 구두를 닦고, 작은 클러치 백을 든다. 손에 들린 무게는 가볍지만, 그 속엔 진심이 실려 있다. 옷을 입는다는 건 나를 단장하는 일이고, 타인을 향한 마음을 다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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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언제나 설렌다. 누군가의 새로운 출발을 축복하는 자리에 서 있다는 건 인생이 아직 따뜻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옷깃에서부터, 마음의 진심에서부터 스며 나온다. 다음 주 조카의 예식에 나는 또 예의를 입는다.
단정한 주름 원피스로 정해 두었고, 조카의 행복을 향한 나의 미소이기도 하다. 결혼식에 어울리는 옷차림은 사랑과 존중, 마음의 옷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