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서도 외로운 사람들
김조한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를 듣다가 갑자기 든 생각. 사랑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끌리지만, 또 노래가 끝나고 나니까 마음 한편이 쓸쓸하다. 그 안에서 퍼져 나온 목소리는 이렇게 묻고 있다.
"난 너무 잘살고 있어 그런데,
너무 외롭다
눈물이 난다."
운동을 하고, 일하고, 주말엔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낯선 세상에 설레는 날들. 분명 노랫말에서 처럼 괜찮은 삶이어야 한다. 세상이 부러워할 만큼 성실하고 충실한 삶. 그런데 노래 속에는 왜 묻고 있는 걸까.
"사는 게 뭘까, 왜 이렇게 외롭니"
모두가 대부분 열심히 살아간다. 성실하게,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며, 맡은 일에 충실하게. 그리고 그게 좋은 삶이라고 배워왔다. 국가가, 학교가, 부모가, 사회가 그렇게 가르쳤다. 돈과 명예, 안정, 풍요, 교양, 행복.. 그것들이 인생의 표준이자 목표처럼 제시되었다.
하지만 정작 그 모든 것을 성실히 쫓아온 사람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괜찮은 삶을 살아도, 마음속에는 공허함이 가득하다. 일터에서도, 카페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사람은 많지만 관계는 희미하고, 웃음은 있지만 온기는 드물다.
비혼이 늘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젊은 세대가 많아졌다. 그들을 뭐라 할 수는 없다.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한데, 사랑이란 말이 더 이상 희망의 다른 이름이 아닌 시대. 끝없는 생존의 시뮬레이션으로 보일 때가 많다.
문명의 이기로 긴 수명을 선물 받았지만, 그만큼 긴 외로움도 함께 받았다. 이토록 풍요로운 시대에, 왜 이렇게 다들 쓸쓸함을 곱씹으며 하루를 버티는 걸까.
그럼에도, 살아야 한다. 어떤 이유로든, 어떤 모양으로든, 삶을 끝까지 걸어가야 한다. 남이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길, 내가 선택해야 할 내 인생의 문장들.
살아간다는 건, 때로는 견디는 일이다. 그럼에도 견디는 나를 사랑하는 일이다. 삶이 나를 시험해도, 그 안에서 스스로의 길을 찾아야 한다.
남이 정해준 행복의 기준에서 벗어나 조금은 불안하더라도, 스스로의 길을 걸어야 한다. 누가 대신 내 인생을 살아주지 않듯, 나 역시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으니까.
삶은 정답을 찾는 여정이 아닌 그저 질문을 품은 채 살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비록 길이 험하고, 구불구불하고, 때로는 끊겨도 비틀거리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면서, 조금씩 자기 운명을 조명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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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서도 외로운 사람들, 그건 여전히 사랑을 믿고, 삶을 포기하지 않는 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세상은 화려하지만, 마음은 늘 쓸쓸하다. 그럼에도 사랑하려 한다. 그 마음 하나로, 오늘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