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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A MAGAZINE May 16. 2024

[Editor’s Pick] 가깝고도 먼 빈티지의 세계

출처: CBMPRESS TORONTO


여러분은 요즘 어디서 쇼핑을 하시나요? 에디터는 쇼핑할 때 꼭 인스타그램에 먼저 들어가 보는데요. 에디터의 인스타그램은 자신의 코디를 소개하고 의상을 추천하는 릴스로 지배된 지 오래입니다. 그중에서도 저렴하고 퀄리티 좋은 빈티지 매장을 찾아서 소개하고, 빈티지 의류로만 코디하는 콘텐츠가 단연 유행인 것 같은데요. 우리는 왜 이렇게 빈티지에 열광하는 걸까요?


출처: Arena


트렌드를 따라 시대를 역행하는 패션

패션 산업에서 빈티지는, 세계적으로 경제력과 생산능력이 급등하며 의복의 생산과 소비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패션의 유행 사이클이 짧아지며 연도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패션의 유행도 함께 바뀌게 되었고 ‘패스트패션’이라는 용어도 등장했죠. 패스트패션으로 인해 반짝 유행할 때 구매한 옷을 다음 계절, 다음 해가 오면 입지 않고 쉽게 버리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중고 의류의 등장은 미국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또 다른 트렌드로 자리하게 되었는데요. 그동안 중고라 하면 낡고 오래되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더 이상 ‘빈티지=헌 옷’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빈티지는 자신만의 ‘개성’, ‘창의성’의 표현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출처: 번개장터


빈티지를 통해 똑똑한 소비를 하다

과거 에디터의 어머니는 물건에 기억과 혼이 깃든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빈티지 옷을 구매하는 것을 반대하곤 했습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중고 시장에 존재했던 이 미신에도 불구하고 Y2K 트렌드의 등장과 함께 빈티지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빈티지 의류를 구매하는 것이 똑똑한 소비로 자리 잡은 것은 ‘가치소비’에 대한 의식의 증가로 해석되는데요. 빠르게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드러낼 수 있는 소비와 ‘나다움’을 추구하는 세대 특성이 반영된 것이죠. 촌스러움마저 개인의 특징이 된 오늘날, 빈티지만의 ‘희소성’은 더없이 완벽한 개성의 표출 수단이 되었습니다. 또한, 기후 위기와 윤리적 생산 및 소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지속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는 키워드가 되며 패션산업에서도 주요 과제로 자리 잡았는데요. 과잉생산과 과소비의 대안으로써 중고 의류 시장도 성장하게 됩니다. 지구에 이로운 소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소비의 유행과 함께 중고 패션이 환경오염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된 것입니다.


빈티지, 진짜 저렴할까?

한편, 여러분들이 빈티지 의류를 사는 일차원적 이유는 ‘저렴해서’가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치소비의 일환으로 가격이나 만족도 등을 꼼꼼히 따져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트렌드는,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빈티지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빈티지는 진짜 저렴할까요?


출처: 현대백화점

지난달 세컨드핸드 천국인 도쿄로 여행을 다녀온 에디터는 하루 온종일 빈티지 숍을 돌아다녔지만,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결국 하나도 건지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빈티지는 의류가 가진 브랜드 헤리티지, 희소성 등이 가치 형성에 중요하게 기여하며, 유명인의 착용으로 가격이 올라가곤 하는데요. 그중 희소가치가 높은 것을 ‘프리미엄’ 빈티지라고도 하며, 프리미엄 빈티지는 판매 중단으로 전 세계 단 100장도 남아있지 않은 거리 브랜드의 로고 티셔츠, 하우스 브랜드 황금기 당시 판매되었던 기성 컬렉션 등 패션 장르 안에서도 다양한 분야로 나눠집니다. 이에 따라 특정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빈티지 시장의 흐름과 옷에 담겨있는 역사 및 희소가치가 맞물려 가격은 더욱 상승하고 있죠.


출처: fashion post


즉, 빈티지는 젊은이들에게 유행을 향한 반감이자 스몰럭셔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실상 지속 가능성은 잊히고 시대적, 상업적 의도가 반영된 가격 설정이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죠. 플랫폼과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시장의 발전은 빈티지 산업의 성장을 더 키우고 있는 가운데, 아직 빈티지 숍은 패션 마니아를 위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 상태입니다. 수집용에서 실제로 입고자 하는 목적으로 변화한 빈티지는 위상이 높아질수록 값어치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빈티지가 단순히 마니아층의 트렌드가 아닌, 옷을 구매하는 일반적인 방식 될 때 진정한 의류 소비의 변화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본인의 취향에 맞춰 발굴하는 진짜 재미를 위해, 가격대에서부터 빈티지 시장의 접근 가능성 증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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