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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김 Nov 19. 2024

흐린 가을 날에

흐린 가을 날을 좋아한다.

세상 쓰잘데기 없다는

가을비가 내린 후의 단풍은

더 없이 좋다


모든 세상

우울한 빛으로 덮은

구름낀 하늘 아래

과하지 않은 환함으로

그곳을 가만히 채우는

물먹은 단풍과 진한 고동의 나무들이

반갑고도 포근하다

뭉클한 고마움이다

모든 곳이 스틸컷이다

그 아래 선 모든 이들의 몸짓과

재잘거림이 사랑스럽다


우리나라 맑은 가을 하늘,

그렇게나 예쁜 것을 놔두고

너도나도 날 좋은 때 맞추어

단풍놀이 가려고 애쓰는 와중에

흐린 가을을 사랑하는

나, 좀 이상한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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