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김 Apr 26. 2024

나무를 보며


연약한 꽃잎에

환상같이 아득한 아름다움에  

어찌할바 모르게

손대기도 차마 무섭던 녀석은


작아도 있을 것 다 있는 연한 연두빛 새싹을

슬금슬금 참 귀엽게도 내밀더니마는

그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두빛을

곰새 진한 초록빛으로 바꿔 나가며

성큼성큼 자란다


초록빛은 열매를 얻기 위한 것일테지.

열매를 얻은 너희들은 뭣모르고 키워내겠지

나처럼.

어디로 가야할지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모르는 채

그래도 살아갈것임을

자알 살아갈 것임을

믿으며 떠나 보내자


나무는 가장 멀리 여행을 할수 있다지

머물러 있지만 가장 멀리까지 씨를 퍼뜨릴 수 있다지

그렇게 잘 살아갈 것임을

믿으며 떠나 보내자

듬직한 나무처럼


열매를 떠나 보낸 나무는

쓸쓸하겠지만

그 자체로도 아름다울수 있음을

우리는 알지


사람이 윤회를 생각해 낸 것은 어쩌면

나무를 보면서가 아닐까

겨울이 지나 봄이 되면 다시 자라나는 나무처럼 되고 싶은 욕망은 아니었을까

겨울나무가 아름다운 건 다시 새싹을 띄우기 때문일까


다시 새싹을 띄우지 못하더라도 썩어지는 것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우리는 알지





작가의 이전글 내 이름 문에 맑을 정을 씁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