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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an Apr 05. 2023

두부크럼블을 올린 비건 비빔밥

서른이 넘어서도 처음 만나는 경험들

두부 크럼블을 올린 비건 두부크럼블 비빔밥. 식감과 맛이 다르다. 비빔밥 외에도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다.


오늘의 비빔밥은 밥을 들기름에 볶아 만들었다. 어젯밤 만들어둔 두부 크럼블과 고사리 나물을 추가로 더해 비슷한 듯 다른 비빔밥 탄생. 엄마의 비건 김치로 내가 끓인 김치콩나물국이 식사에 따뜻함을 더해주기도 했다.


두부 크럼블을 더해 식감이 또 새롭다. 두부 크럼블은 어려울 게 따로 없다. 그저 잘, 지속적으로 볶아주며 불만 잘 봐주면 된다.


먼저 두부 크럼블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재료>

두부 1모

식용유- 나는 포도씨유를 사용했다.

간장 3큰술

천일염 조금

후추 조금

다진 마늘 1 티스푼

(선택) 잘게 자른 표고나 버섯 1개 

(선택) 발사믹비네거 혹은 식초 1 티스푼

*식초를 음식에 살짝 더하면 풍미가 살아난다. 신 맛에 극도로 민감하다면 더할 필요는 없다. 


<방법>

1. 두부를 천이나 키친타월을 사용해 30분-1시간가량 물기를 빼준다. 이 과정을 생략해도 되는데, 그럼 두부를 볶는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린다. 

2. 가열된 팬 위에 식용유를 살짝 두른다. 물기가 어느 정도 빠진 두부를 손으로 으깨 바로 팬 위에 올린다. 

3. 센 불에 5분 정도 두부를 볶다가 잘게 자른 버섯, 간장, 후추, 다진 마늘과 발사믹비네거를 더하고 불을 줄여 볶는다.

4. 두부의 물기가 증발하고, 겉면이 노릇노릇하게 익으며 두부가 더 잘게 쪼개진다. 그때 간을 살짝 보고 천일염을 더할지 말지, 취향대로 결정한다. 나는 더했다. 확실히 요리에 살짝 소금을 두르는 게 뭔가 맛의 농도를 더해주는 느낌이 들기 때문.

5. 어느 정도 두루두루 두부가 익고 크럼블이 만들어지면 불을 끄고 요리에 이용하면 된다.


나는 이 두부 크럼블을 비건 탄탄멘에도 올리고, 파스타에도 올린다. 간장 대신 두반장, 그리고 대파를 더해 매콤하게 만든 뒤 덮밥을 해먹기도 한다.



김치콩나물국. 참치나 멸치 없이도, 시원한 비건 김치와 콩나물, 그리고 전통 간장, 국간장과 천일염 등만 갖추면 자꾸 떠먹게 되는 김치콩나물국을 만들 수 있다.




다시 내 개인적 이야기로 돌아가서,


나이가 드는 걸 좋아한 적이 없다. 일정한 나이에 도달하면 정착을 하고, 무언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한국 사회의 암묵적 인식도 나이 드는 걸 어렵게 했다. 어떤 나이의 나는 차가 있고, 가족이 있고, 집이 있고, 결혼을 하거나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는 그런 인식 말이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할 수 있는 모험이 줄어들까 봐 두려웠다. ⠀


그런데 삼십 대에 접어든(지 좀 된) 내게도 새로운 일들이 펼쳐진다. 공황을 처음 겪을 수도 있고 전에 없던 요리에 대한 자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 좋은 일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평범한 일상 속에 깃든 새로움 들을 어떻게든 만난다. 그저 마음을 좀 열고 지내면 된다. ⠀


의외로 한식 요리를 자주 해보지 않았다. 특히 나물류는 엄마가 워낙 잘 만들기 때문에 직접 만들 필요를 못 느꼈다. 이번에 비빔밥을 만들 땐 나 스스로 처음부터 다 준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사리 나물도 도라지 나물도, 무생채도 처음 만들어봤다. 소금과 간장의 역할과 차이를 스스로 만들고 맛보며 배운다. 나물을 만들다 보면 작은 것들이 차이를 만드는 게 눈에 보인다. 엄마의 나물이 더 맛있는 건 어쩔 수 없다. 작년 연말의 소중했던 비건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한 분이 “나물은~ 연륜이야~!”라고 했던 것처럼, 나에게는 연륜이 없다. 하지만 첫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좋은 처음도 있다. ⠀


비건이 된 뒤 한국 요리에 채소 요리가 꽤 많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채소라는 존재가 처음으로 내게 무게감 있게 보이기 시작했다. ⠀


대책 없는 긍정성을 말하려는 건 아니다. 그건 건전한 비판력과 통찰력을 잃게 만든다. 나는 그저 내 나이를 잘 받아들이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인생을 향한 오만한 마음과 이별하고 싶다. 내 인생에는 새로 올 것이 없고, 지루함이 가득할 거라는, 오만이 속삭이는 말은 거짓이다. 어쨌든 새로운 건 온다. 힘든 일이든 기쁜 일이든 말이다. ⠀


Fried rice bibimbap and kimchi bean sprout soup


I wanted my rice to have less sticky texture this time. On a pan, add perilla seeds oil or sesame oil, and cooked rice, stir fry quickly over medium high heat, then you will meet crispier rice. Also I made gosari(bracken) namul and tofu crumbs this time. Adding blanched mushrooms gave another pleasant texture to the bibimbap.


I didn't love adding a number to my age. I hated it. Still I don't fully love the fact that I am getting old. In Korean society, there is certain pressure that you need to settle down or become "something" when you reach at certain age. I couldn't be free from this culture. ⠀


What scared me the most about getting older is there are not much things or adventures left to experience for the first time. Well, I was wrong. I am thirty something, and I can still experience things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It can be panic disorder or firm confidence in cooking. It can be good or not. In anyway, you can find a newness pervading your daily life. Life is not that mundane maybe. You just need to be open-minded. ⠀

I've never made bracken and ballonflower roots namul-a Korean word for seasoned and cooked edible grass of leaves-before. I wasn't vegan most of the time in my life. So I didn't need to cook often. And my mum makes amazing namul. This time, I wanted to make everything for bibimbap from scratch. Still my mum's namul is better but mine worked well too. I was able to find out how salt and soy sauce work differently while I was cooking namul. I could see small things make differences. ⠀

Another thing I realised after going vegan is that Korean cuisine has a lot of vegetable based dishes. These days people use fish sauce or meat based sauce but you don't really need to if you want to fully experience authentic tastes of each vegetable dish. I didn't carefully look at vegetables before. After going vegan, for the first time it means so much more to me. ⠀

I'm not trying to talk about undiscerning positivity. It precludes insight and healthy critical thinking. So that's not what I want to preach here. ⠀
I just want myself to embrace my age well. I need to say farewell to this hubristic attitude towards life. Hubris used to whisper in my ears that my life is boring, there is nothing new to come. It can't be true. New unbearable things can happen. New pleasant things can hap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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