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후 최고의 데뷔곡
시작. 이후에 이어질 모든 일의 첫걸음이자 출발점.
누구든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처음 시작한 순간이 있었을 텐데요.
오늘 준비한 "조대리의 영팝스" 다섯 번째 플레이리스트는 1990년대 이후 등장한 아티스트의 최고의 데뷔곡 여섯 곡을 꼽았습니다. 데뷔곡을 발표한 이후, 길게는 30여 년이 흘러 거목이 된 아티스트도 있고,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비운의 아티스트도 있는데요. 그들의 첫출발과 함께, 현재 그 음악을 듣고 있는 나의 현재를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열네 살이었던 1995년부터 작곡을 시작한 싱어송라이터 알리샤 키스 Alicia Keys의 데뷔 스튜디오 앨범 "Songs in A Minor(2001)"의 리드 싱글이자 키스의 데뷔 싱글인 "Fallin'".
당시 갓 스무 살이었던 알리샤 키스의, 마치 외침과도 같은 첫 소절을 듣는 순간, 엄청난 성량에 한 번 놀라고 듣는 이를 빨아들이는 듯한 보컬 능력에 또 놀랐는데요.
알리샤 키스는 2002년 4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Fallin'"으로 올해의 노래, R&B 노래, R&B 여성 보컬 퍼포먼스상을 수상했고, 올해의 신인상과 R&B 앨범상까지 다섯 개의 그래미상을 품에 안았습니다.
알리샤 키스가 데뷔한 지 어느덧 23년이 지나 이제 40대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Fallin'"은 키스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으로 손꼽힙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 출신의 핸슨 Hanson은 아이작 핸슨 Isaac Hanson, 테일러 핸슨 Taylor Hanson, 잭 핸슨 Zac Hanson 등 삼 형제로 구성된 미국 팝 록밴드입니다.
1997년 5월 발매된 핸슨의 데뷔 스튜디오 앨범 "Middle of Nowhere(1997)"의 리드싱글이자 데뷔싱글인 "MMMBop"은 미국을 비롯 12개국에서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크게 인기를 얻었는데요.
당시 16세, 14세, 11세였던 삼 형제가 데뷔한 지도 27년이 지나 막내인 잭 핸슨이 30대 후반일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MMMBop"의 경쾌한 리듬은 여전히 신선합니다.
1994년 5월 24일, 이제는 경력이 끝장난 알 켈리 R. Kelly가 프로듀싱한 데뷔 스튜디오 앨범 "Age Ain't Nothing but a Number(1994)"를 세상에 내놓았을 당시 15세였던 알리야 Aaliyah는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며 당차게 선언했습니다.
앨범 발매 직전인 1994년 4월 8일 발매된 데뷔 싱글 "Back & Forth"는 역시 알 켈리가 작사,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은 R&B 곡으로, 데뷔 앨범 제목처럼 어리다고 얕볼 수 없는 알리야의 내공이 느껴졌는데요.
2001년 8월 25일, 불의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스물두 살이라는 너무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알리야는 1994년 데뷔 후 7년 동안 스튜디오 앨범 3장과 주연을 맡은 장편 영화 두 편을 남겼습니다.
영국 옥스포드셔 애빙던에서 1985년 결성된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 Radiohead가 1993년 2월 22일 발매한 데뷔 스튜디오 앨범 "Pablo Honey(1993)"가 발매되기 5개월 전인 1992년 9월 21일 발표된 데뷔 싱글 "Creep"은 아직도 라디오헤드의 대표곡으로 손꼽히는 명곡인데요.
베트남계 프랑스 감독 트란 안 훙 Trần Anh Hùng의 1995년 5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씨클로(Xích Lô) Cyclo(1995)>에도 수록되어 강렬하게 기억됩니다.
다소 진부한 표현이라 자중하려 했지만, 1990년 5월 15일 데뷔 싱글 "Vision of Love"를 발표하며 세상에 존재를 알린 머라이어 캐리 Mariah Carey는 말 그대로 "혜성같이 나타난 특급 신인"이었습니다.
1969년 3월 27일생이니, 데뷔 당시 21세였던 머라이어 캐리는 데뷔 싱글 "Vision of Love"가 담긴 셀프 타이틀 데뷔 스튜디오 앨범 "Mariah Carey(1990)"를 시작으로 3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팝 씬에 강하게 자신의 이름을 새겼습니다.
1981년 12월 2일에 태어난 브리트니 스피어스 Britney Spears가 17세였던 1998년 9월 29일에 발표한 데뷔 싱글 "...Baby One More Time"는 같은 제목의 데뷔 스튜디오 앨범 "...Baby One More Time(1999)"의 리드 싱글로 1,000만 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역대 최고 판매 싱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슈퍼히트곡입니다.
당찬 10대 소녀 가수로 시작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그가 이후 발표한 앨범과 노래들의 인기와 명성 뒤에 가려진 고통과 아픔이 알려지자, 그의 노래들이 전과는 다르게 들렸는데요.
그가 입은 상처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낫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다시는 노래하지 않겠다는 은퇴 선언이 번복되어, 40대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펼치는 음악 세계를 보고 싶습니다.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시는 분께서는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오늘의 플레이리스트를 바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