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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Dec 04. 2023

견자 (見者)

'시인은 견자가 되어야 한다'


평범한 눈에는 알 수 없는 것

그것을 보는 자 견자, 견자로서

비로소 시인은 보는 눈을 갖게된다.


비가시적인 것들

그것을 견자는 포착한다.



숲 속의 사냥꾼과 같이 숨어서

어둠 속에 반짝이는 눈이 되어

정조준하여 기다리며

사냥거리를 감시한다.


단 한 방의 방아쇠로

야생동물을 잡듯이

노련한 사냥꾼이 되어

찰나의 이미지와 의미를

포획 낚아 올린다.



견자의 눈으로 세상을 주시하는 시인은

날카로운 관찰과 통찰로

세상 비밀의 암호를 풀어내고

퍼즐 조각들을 맞춰나간다.


마치 흑진주를 캐내듯

세상에 덮여버린 가치와 의미도

견자는 발견하고 회생시킨다.



견자의 눈이 된 시인은

어둠 속 밑바닥에 웅크렸던

나와 세상을 밝히보고

한 올 한 땀 시로 풀어내어

빛과 의미를 세상에 주입한다.










Ps

~견자(Voyant).     
랭보가 당시 프랑스의 유명한 시인인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를
<견자(見者)의 편지>라고 부른다.
17세 때  쓴 그 편지에는 현대시 창작 이론인 '견자 시론'을 담고 있는데
랭보 서거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시작의 기본 원리로 여겨진다.      

1854년에 태어난 랭보는 10대일 때
 ‘취한 배’, ’지옥에서의 한 철’등의 대표작품을 썼다.

21살에 집필을 중단한 이 천재시인은
37살의 짧은 나이로 인생을 마감했다.



저는 말합니다. 견자여야 한다.
견자가 되어야 한다고.

'시인'은 모든 감각기관에 걸친 광대무변한
(의도된 ) 착란에 의해 견자가 됩니다.
사랑, 괴로움, 광기의 모든 형태를 스스로 찾아
자기 속에 흡수해 그 정수만을 보려 합니다.

초인적 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무서운 고문에 의해
시인은 위대한 저주받은 사람,
그리고 지고의 학자가 되는 것입니다.
( 볼 수 있는)
미지에 도달했으므로!”



           <견자의 편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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