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첫날
250924
파리 첫날
집에서 출발해서 24시간 만에 파리에 도착했다.
부슬비가 내리니 늦여름 옷차림에 추위를 느끼고 공항에서 숙소로 오는 길가 나뭇잎은 벌써 가을빛이다.
숙소옆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걸어서 대형 까르푸르 매장에 갔다. 와인 치즈랑 내가 먹고 싶었던 말린 소시지랑 jambon( 프랑스식 햄)등 장을 잔뜩 봐 왔다. Carrefour 안이 에컨으로 춥고 물갈이인지 장 보면서 화장실을 몇 번 들락거렸더니 진이 빠진다. 프랑스는 진정 치즈와 장봉의 나라다. 치즈는 360가지가 넘고 소비가 많은 지 대형 매장 양옆에 치즈 코너가 있다.
주방이 있는 아파트형 숙소라 일주일간 먹을 장을 다 본 셈이다. 물과 우유도 샀기에 올 때는 우버택시를 불러 타고 왔다.
공항에서 파리로 들어올 때도 우버 택시를 탔는데 가격도 괜찮고 친절했다.
이전에 외국 여행하면서 택시바가지가 제일 무서웠는데 이제는 안심하고 잔돈 계산 없이 팁까지도 한꺼번에 결제할 수 있는 어플이 정말 편리하다. 편리도 좋지만 점점 이렇게 사람보다 기계를 더 믿게 되면 어떻게 되나 싶기도 하다.
숙소옆 빵집에서 맛있는 바게트와 프랑스 빵을 사들고 들어왔다. 먹을 것을 한가득 사고 왔는데도 식욕은 없고 비 오는 날씨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여독과 시차도 있어서 첫날은 그냥 푹 쉬기로 했다.
남편은 와인 오프너 사러 가면서 센 강변 좀 걷자는데 나는 비도 오고 여행 시작이니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며 혼자 다녀오라 했다.
이곳은 파리 시내와는 좀 떨어진 2 존인데도 센강은 흐른다. 센강 폭은 한강에 비해 좁으나 그 길이는 훨씬 길다.
여행하면서 숙소에서 티브이를 거의 안 보는데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티브이를 보니 그도 재밌다. 프랑스 TF1은 공영방송인 프랑스 텔레 1,2보다 더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다. 광고도 자동차부터 치약광고까지 재밌다.
오랜만에 프랑스 티브이를 보니 40년 전 이곳 유학시절이 떠올라 어떤 건 여전히 촌스럽네 하며 보고 어떤 건 그래도 프랑스네, 프랑스답다, 라며 본다.
흥미로운 점은 앞서가는 한국, 여러모로 진취적이고 세련된 지금 떠오르는 문화강국인 우리나라와 그간 선진국으로서 오래된 문화강국이었던 프랑스를 나도 모르게 두 나라를 열심히 비교하며 보고 있다는 거다.
여행 와서 방 안에서 티브이 보고 앉았는 것도 처음인데 이런 걸 느껴보는 것도 괜찮네 하면서 티브이감상을 즐겼다.
프랑스 오면서 비행기는 핀란드 공영항공 Finair가 싸서 왕복 예약했다. 기내 서비스도 괜찮고 친절했다. 인천 ㅡ헬싱키ㅡ파리로 환승하는데 헬싱키에서 갈아타면서 창가 자리라 내려다보니 정말 이 도시가 항구도시임을 알 수 있었다. 바다와 점점이 드러난 땅과 숲이 아름다웠다.
헬싱키 공항 화장실 안에 세면대와 비데용 샤워기가 있어 좋았다. 장시간여행에 양치와 뒷물만 해도 반은 샤워한 거 마냥 개운하다.
여행 와서 티브이 보고 앉았는 것도 처음인데 이번 여행은 이인삼각 경기처럼 남편이랑 느긋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하려고 한다.
ENTJ형인 나는 혼자라면 하나라도 더 보려고 시간상 효율적인 여행으로 계획하며 내 스탈의 여행을 하겠지만 나와 상반된 성격의 남편과 하는 여행은 느리고 느긋하면서도 여유롭고 감성적인 여행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 컨셉은
가능한 느리게
천천히다